[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MBC 월화특별기획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가 상반된 배우들의 연기 대결을 중심으로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드라마의 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두 남자다. 주진모는 2008년 영화 ‘쌍화점’ 이후 약 5년 만에, 지창욱은 2011년 ‘무사 백동수’ 이후 약 2년 만에 ‘기황후’로 사극에 복귀, 서로 다른 매력의 캐릭터인 왕유(주진모) 역과 타환(지창욱) 역을 통해 극 초반부터 여심을 사로잡았다. 주진모는 앞서 1, 2회에서 장난기 많은 세자의 모습과 냉철하고 날카로운 왕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하지원과는 거문고 백허그, 연등회 데이트 등 달달한 로맨스를 형성하며 왕이 아닌 부드러운 남자의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어 ‘무사 백동수’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지창욱은 ‘기황후’에서 황태제의 신분이지만 권신들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몸을 낮추는 ‘타환’ 역을 연기하며 주진모와는 반대로 연약하고 허술한 매력을 발산했다.4일 방송된 3회에서도 두 사람의 연기 향연은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데 충분했다.이날 지창욱은 하지원과 강렬한 만남을 가졌다. 타환은 이날 승냥의 막사에 숨어들었다가 자신의 정체를 감추려 원나라 병졸로 신분을 낮췄다. 이 과정에서 타환은 승냥에게 멱살과 귀를 잡히고, 얼굴에 말똥까지 묻히는 등 수모를 당했다.반면, 왕유는 고려로 유배 돼 온 원나라 황태제 타환을 죽이려 하는 원나라 군사인 백안(김영호), 탈탈(진이한)과 첨예한 갈등을 보였다. 주진모는 원나라 군사의 수장인 김영호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극대화했다.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상반된 매력은 국호를 원으로 바꾸자는 타환의 제안이 있은 후부터 불을 내뿜었다. 고려로 온 타환은 고려 백성의 생김새며 사는 모습이 원나라 백성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며 국호를 하나로 하자는 눈치없는 제안을 했다.이에 왕유는 “당치도 않은 말씀이시오. 고려는 고려, 원나라는 원나라! 피가 다르거늘 어찌 같은 나라가 될 수 있겠소이까?”라며 크게 분노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밤이 된 후에도 계속됐다. 영빈궁에 머문 타환은 갑자기 왕유가 들어서며 놀라서 뒤로 엉덩방아까지 찧는다. 왕유는 고려의 국호를 원으로 바꾸겠다고 말한 타환의 주장에 다시 한 번 이의를 제기했다. 타환은 “고려의 백성들이 고통 속에서 허덕이고 있소. 난 그저 형제국을 위한 마음에..”라며 변명했지만 왕유의 분노를 막지 못했다. 왕유는 타환의 멱살까지 잡으며 “내 말 똑똑히 들어둬라. 지금 네 놈의 목숨을 지켜주고 있는 것은 원나라가 아니라 바로 이 고려다! 내 백성도 지키지 못하면서 네놈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참담함을 아느냐? 죽더라도 원나라로 돌아가서 죽어라. 그 더러운 목숨을 이 땅에 뿌려, 고려에 해가 되어선 아니 된다. 알겠느냐?”라고 일침을 가했다.타환은 겁에 질린 채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시오? 알겠소”라며 눈물까지 흘렸다. 안방극장을 장악한 주진모의 명품 카리스마 연기와 더불어 '연기하기에 녹록치 않다는'는 어설픈 이미지의 배역을 맡은 지창욱의 모습은 '기황후'의 재미를 이끌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최준용 기자 cj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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