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의평사리日記]미루나무에게

키 큰 너는 알고 있지 네게 소고삐 매어 놓고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를매미는 네게서만 노랠 불렀었지네게서만 해가졌고네게서만 바람이 놀았고 네게서만 구름이 쉬어갔다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방천에서너의 이파리는 비늘처럼 간들거리며 빛났었다별을 좋아해 가장 먼저 별을 맞이했고달을 좋아해 가장 먼저 달에게 손짓했다옷을 다 벗어 버린 너 반겨주는 이 없어 오늘도 강가 동네 어귀에서 먼 산만 바라 본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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