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뉴타운 사업지에도 공공건축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공공건축가 제도란 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건축가 풀을 구성, 민간 재건축에 자문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월 잠실5단지와 가락시영아파트가 첫 시범 사업지로 적용된 바 있다.30일 서울시가 내놓은 뉴타운 출구전략 후속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추진이 원활한 사업장에 공공건축가를 투입하겠다는 대목이다. 이들을 총괄계획가(MP)로 참여시켜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완료까지의 전 단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 서울시의 공공건축가 투입이 결정된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 /
계획 일관성을 통한 사업 기간 단축은 물론 도시경관과 주택 품격 향상이 기대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관련부서 협의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장기화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상지는 기존 추진구역의 경우 건립 예정가구수가 2000가구 이상인 곳, 신규 추진구역은 전 사업지다.서울시가 대규모 재건축 단지 외 일반 정비사업장에까지 공공건축가를 투입하겠다고 나선 배경은 공공성 강화에 있다. 각종 정비사업의 계획에 수립·자문으로 참여, 사업성 위주가 아닌 지역특성에 맞는 사람중심의 계획 수립과 주변 도시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유도하겠다는 계산이다.실제 공공건축가는 그동안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발주한 공공건축물의 기획·자문에 참여했다. 3억 미만의 소규모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공건축가 대상 지명설계 공모제를 통해 직접 설계도 맡았다. 2008년 릉지, 성곽 주변 등 경관보호가 필요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시범적으로 참여해오던 ‘특별경관설계자’를 새롭게 확대 개편한 후 줄곧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운영돼 왔다.하지만 “또다른 규제”라며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이미 ‘디자인 지원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공공건축가로 참여할 건축가 77명을 선정해 놓은 상태다. 추진위나 조합은 이 서비스를 거부할 근거가 없어 서울시내 2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들은 반드시 공공건축가와 함께 정비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자문’이라기보다 추진위나 조합 등 추진주체가 마련한 정비계획을 단계마다 감시하며 사업추진 속도를 저하시킬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장이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어디까지나 자문하는 역할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열정과 역량이 있는 우수 건축가들의 공공참여로 공공건축물의 개방성과 공공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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