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그린스펀 맹비난 '前중앙은행 중 최악'

'금융위기 책임 지지 않아..이코노미스트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나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 프린스턴대 교수(사진)가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최악의 중앙은행장이라며 맹비난했다.

[출처: 블룸버그]

크루그먼은 지난 20일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새 책 '지도와 영토(The Map and the Territory)'에 대한 서평과 관련한 짧은 글을 자신의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란에 남겼다. 크루그먼은 서평을 통해 그린스펀이 이코노미스트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나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주택시장 거품을 일으켜 2008년 금융위기를 발생시킨 주범 중 한 명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새 책을 통해 그린스펀이 금융위기의 책임을 전혀 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그가 작은 정부가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린스펀의 믿음, 즉 작은 정부가 최선이냐에 대한 토론이 없었기 때문에 위기 이후 그린스펀의 예측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큰 정부 옹호론자인 크루그먼이 시장의 논리에 맡긴 그린스펀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의 해묵은 논쟁이 재연된 셈이다. 크루그먼은 2011년 8월 버지니아주에서 진도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지진이 더 큰 피해를 주었더라면, 더 많은 재정 지출과 그에 따른 경제성장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만큼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와 달리 그린스펀은 22일 발간될 새 책 '지도와 영토'에서 미 경제 문제는 복지 증가가 그 원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FRB 의장 재임기간 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한 탓에 자금 공급이 늘고 부동산 거품으로 이어졌다는 논리는 터무니없는 것이며 자신은 시장 개입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중요한 것은 그린스펀이 FRB 의장일 때나 의장에서 물러 난 후에나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그가 단지 나쁜 이코노미스트였다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인간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그린스펀이 여전히 바깥에 머물러 있다며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최선을 다 하고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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