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준중형차 시장에서 해치백이나 쿠페와 같은 비(非)세단, 파생모델은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불특정 다수에게 어필하는 대중적인 차는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쿠페형 차량의 경우 실용성과는 거리가 있는 데다 그간 국내에 소개된 모델의 경우 주행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빈번했다. 쿠페지만 달리는 재미, 운전하는 맛을 충분히 주지 못했단 뜻이다.기아차가 최근 새로 'K3쿱'을 내놓으면서 가장 고민한 것도 이 부분이다. 기아차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서춘관 상무는 "(기존 모델인)포르테쿱 출시 당시 디자인이 호평을 받은 데 반해 주행성능이나 내부재질 같은 건 부응하지 못했다"며 "K3쿱을 개발하면서 주행성능 부문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최근 진행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자유로와 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밟을 수 있는 코스를 구성한 것도 그래서라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시동을 켜고 나서 거친 노면 위를 움직여보니 생각보다는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 힘껏 밟아보니 치고 나가는 힘은 1.6ℓ급 차량 치고는 상당했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ㆍm의 성능을 자랑할 만했다.코너구간에서 시속 100㎞/h 속도로 달렸지만 크게 쏠리는 느낌은 적었다. 코너링에서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시트도 선호도가 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구간에서 힘껏 액셀을 밟자 엔진 회전 수는 6000회를 금방 넘겼다. 몸이 살짝 뒤로 젖혀졌다.K3쿱에 적용된 플렉스 스티어도 적지 않은 재미를 줬다. 고속주행 시 스포츠모드를 택하니 스티어링휠이 묵직해져 운전이 한결 수월해졌다. 시승 당일 비가 와 미끄러운 노면에서 제동력이 나쁘지 않은 점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라면 크게 개의치 않을 수도 있지만 고속구간에서 다소 높아지는 소음은 거슬렸다. 내부디자인이 고급스럽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고개를 끄덕이긴 힘들었다. 공인연비는 ℓ당 11㎞를 넘지만 이날 실제 찍힌 수치는 8.5㎞ 수준인 점도 아쉬웠다.운전석에 앉으면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로 K3에 비해 차체 높이가 낮아졌다. 뒷좌석은 생각보다 넓었으나 성인 남성이 오래 앉아 있기에는 다소 불편해 보였다. 센터페시아는 조작이 편리하도록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었고 프레임리스 도어가 적용돼 시야 확보가 수월해졌다.1.6 GDI 엔진을 단 기본 모델은 1790만원, 터보 GDI엔진은 일부 옵션에 따라 2070만원, 2200만원, 2290만원으로 나뉜다. 자동변속기와 내비게이션 등 몇 가지 옵션을 달았더니 2400만원을 넘어선다. 수입차까지 염두에 둔 쿠페시장에서는 꽤 경쟁력 있어 보이지만 준중형 시장에서는 경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동변속 모델이 기본이며 트림이나 타이어를 튜닝하려는 운전자도 염두에 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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