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1兆원 투자 미뤘다

업황 악화에 특수강 프로젝트 연기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현대제철이 재정 악화로 1조원대의 특수강 공장 프로젝트 추진을 연기한다.(관련기사 14면)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 경영진이 글로벌 경기 불황 장기화에 따른 철강재 수요 감소를 우려해 신규 설비 투자에 제동을 건 것이다.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다음달 당진제철소 3고로 완공 이후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 공장 건설에 착수할 방침이었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공장을 건설해 현대ㆍ기아차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엔진과 변속기 등에 활용되는 첨단소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오는 2015년 본격 가동예정이었던 이 공장은 당진제철소 내 23만6000㎡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었으며, 총 투자액만 1조12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재정이 악화되자 특수강 공장 등 신규 설비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방침으로 선회했다. 올들어 영업이익이 36%나 줄어든 가운데 당진제철소 3고로 건설에 따른 금융권 차입금이 11조원을 넘어서는 등 부채비율이 늘어나면서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또 글로벌 철강 시장의 철강재 과잉 공급 현상에 따라 다음달 완공되는 3고로의 쇳물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 시장 환경도 특수강 공장 건설 연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향후 특수강 공장 건설 프로젝트 투자액도 대폭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강 공장 건설 추진시 실제 자금 집행규모는 당초 계획인 1조1200억원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이사회를 통해 자금 집행시기 등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강학서 현대제철 부사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서 "올해 예정된 집행금액은 1000억원 수준인데 집행여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비 업체들과 협상 과정에서 1조원보다 적은 수준의 투자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특수강 투자가 되더라도 많아야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수강 공장 건설 연기 가능성과 투자액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한편 다음달 예정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3고로 준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현대제철 일부 공장 안전사고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정 회장이 참석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기공식과 2010년 준공식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각각 참석한 바 있다.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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