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명품도시, 세종시가 될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을 다해주기 바란다."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 7월2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게 강조한 내용이다. '명품도시 세종시'를 만들자고 했지만 여전히 세종시는 '비효율·고비용의 도시'란 멍에를 쓰고 있다. 기재부의 모 국장은 장대비가 내리던 7월 중순 어느 날, 서울 분당에서 출근버스를 타기 위해 택시를 기다렸지만 제 때 타지 못했다. 출근버스 정류장에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는데 버스는 이미 떠나고 없는 상황. 세종청사로 가기 위해서는 강남버스터미널이나 서울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분당에서 터미널과 역까지 가는데 만 1시간이 족히 걸린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송역에 내려 청사에 출근했지만 시간은 11시를 훌쩍 넘긴 상황. 예정돼 있는 회의며 모든 일정이 일그러져 그날 업무는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오는 12월말이면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가 단계적으로 세종청사에 입주한다. 산업부 1120명, 문화체육관광부 920명, 보건복지부 960명, 고용노동부 730명, 교육부 640명, 국가보훈처 430명 등 총 4800명에 이른다. 1단계로 내려온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에 이어 나머지 6개 부처까지 입주하게 되면 세종청사에는 12개 부처가 자리 잡는다. 정부청사의 진면모를 갖춘다. 이런 형식과 달리 내용면에서는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청사에 입주하는 많은 공무원들과 달리 주변 아파트 등 주택문제는 심각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파트 공사로 공무원들은 당분간 서울-세종을 출퇴근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회 분원 설치 등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대국회 업무와 관련 회의 등으로 하루에 몇 번씩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비효율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이와 관련 청와대, 행복청, 세종시, 안정행정부 1급 실국장들이 참석한 '세종청사 공무원 불편해소 합동점검 1급회의'를 지난 4월부터 격주로 개최하고 있다. 회의만 있고 실제로 변화는 없다는 게 관련 공무원들의 의견이다. 환경부의 한 공무원은 "명품도시, 문화공간 확대 등 말만 있고 실천이 전혀 없다"며 "1년이 다 돼 가는 세종청사의 여러 가지 문제가 조금도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공무원들의 피로도는 높고, 업무 효율성은 떨어지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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