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돈세탁 천국' 오명 벗는다…현금 규제 강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마카오 정부가 여행객이 입국과 함께 현금을 신고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마카오 금융정보국(FIO)의 데보라 잉 국장은 이메일을 통해 "여행객들이 마카오 입국시 소지한 현금을 신고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중"이라며 "위반시 부과할 벌금을 포함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마카오가 세계 카지노의 허브인 동시에 돈세탁 범죄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다. 마카오는 지난해 카지노를 통해 380억달러를 벌어들여 라스베이거스의 6배에 달했다. 카지노의 성황이 비례해 돈세탁을 포함한 금융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의 도박산업 규제와 홍콩의 돈세탁 금지 규정이 강화되자 마카오를 통한 돈세탁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패와 돈세탁 등을 막기 위해 중국인들이 마카오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현금을 2만위안(약 35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마카오에서 현금으로 환전하거나 은행 자동화기기(ATM)로 인출할 수 있는 현금 역시 한 사람당 1만위안으로 제한돼있다. 이렇다보니 중국인들은 마카오에서 시계나 보석 등 고급 물품을 신용카드로 구매한 뒤 반품을 하는 등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현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 네바다주 도박규제위원회의 A.G. 버넷 의장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에 참석해 "마카오에서는 카지노를 통한 불법적 돈세탁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통제로 크고 작은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카오 정부의 현금 규제 강화가 카지노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홍콩 소재 UOB 카이히안의 빅토 입 애널리스트는 "현금 규제 자체가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카지노 관련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마카오 정부의 현금 규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9일 오전 홍콩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주가는 2.8% 하락했다. 샌즈 차이나와 멜코크라운 엔터네인먼트도 각각 0.5%, 0.9% 떨어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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