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 공영방송 BBC가 90년 역사상 첫 채권발행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최근 미국에서 1억7000만파운드(약 3018억원) 규모의 7년 만기 채권을 사모방식으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2.71%로 정해졌다. 연금펀드와 보험사 등 8곳의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BBC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재정난에 시달리는 자회사 BBC월드와이드를 지원하고 은행 대출을 상환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BBC는 지난 2007년부터 BBC 월드와이드가 소유한 여행안내 사업부 론니플래닛 매각 등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녹록치 않다. 여기에 이른바 '지미 새빌 성추문 사건'과 잇단 오보 등으로 신뢰도가 추락하고 공공 기금모금 사업이 중단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BBC는 이미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로부터 대출 최고 한도인 3억5000만파운드(약 6229억원)를 빌렸다. 특혜 수준의 수수료를 인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내년부터 시작되는 수신료 협상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BBC는 이를 타계하기 위해 사업구조의 변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추진해왔다. 이번 채권 발행 역시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스테판 윗크로프트 BBC 재무담당 이사는 "이번 발행에서 목표금액의 5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려들어 큰 관심을 끌었다며"며 "재원 조달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BBC가 사모방식으로 채권발행을 한 것은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위축된 시장분위기나 금융당국의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이점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사모발행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미국 사모발행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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