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 '근시안적 결정' 강력 비판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시아 최대 의류업체 일본의 패스트 리테일링이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참사로 촉발된 글로벌 의류브랜드의 ‘안전협약’에 대한 서명을 사실상 거부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최근 아시아에서 급성장 중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경영하는 세계 4위 의류 브랜드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니타 요시히로 사회적 책임 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체적으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며 일본 기업을 고용해 방글라데시 현지 공장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음파와 X레이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공장 건물의 균열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니타 본부장은 스웨덴의 의류업체 헤네스앤모리츠와 다른 방글라데시 협약 참가업체들이 목표 개선 방법에 합의하고, 그 방법이 효과적이라면 서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당장 서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노동 운동가들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인권운동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부의 필 로버슨 부대표는 “유니클로의 협약 서명 거부는 지극히 근시안적”이라며 “(방글레데시 협약은)하나의 회사나 하나의 공급체인이 아니라 조직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니클로가 지금까지 주요 사고는 피해왔지만 앞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슨 부대표는 또 일본 기업들이 자국내 근로자 안전과 청결에 대해서 높은 기준이 요구되지만, 해외 공장에선 기준을 강화하지 않고 있다면서 소비자들과 소매업체의 사회적 책임 이슈가 해외로 추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초 공장붕괴로 3명이 숨진 일본 신발업체 아식스의 캄보디아 프놈펜 생산공장의 경우 지난해 두 차레나 건물검사가 이뤄졌다. 앞서 지나달 24일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외곽의 사바르 공단내 9층짜리 건물 '라나 플라자'가 붕괴돼 1130명이 숨지면서 H&M과 자라 등 글로벌 의류업체들은 현지 공장의 안전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방글라데시 협약’을 맺기로 했다. 하지만 월마트와 갭 등 미국 의류업체들은 이 협약에 동참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안전기준을 강화하겠다며 서명 참여를 거부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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