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유동성 공급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600억"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의 보여주기식 지원책을 성토하고 재난지역 선포, 개성공단특별법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빨리 개성공단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왔다. 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박창수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은 "대규모 철수도, 통일부의 지원책도 입주기업이 모르는 상태에서 동의 없이 진행됐다"며 "정부가 국민들을 위한 '립서비스'로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이날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 조직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입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의견을 총합하기로 한 것. 입주기업들은 정부의 지원대책이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며 비판을 쏟아내는 한편,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기섭 에스엔지 대표는 "요즘 헛 배부른 부자가 된 느낌"이라며 "개성공단 중단으로 각 입주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많이 하락한 상태인데, 정부와 금융권이 지원한다는 1조원의 유동성 중에서 신용도를 따지지 않고 빌려주는 돈은 630억원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국민들이 들으면 3000억원이라는 유동성을 그냥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 것"이라며 "정부가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생색내기성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북한에 대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수기 홍진HJC 대표는 "남북이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닌가 해서 안타깝다"며 "기싸움을 할 상황이 아닌데 기싸움으로 개성공단의 선량한 근로자들과 기업체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그 자리에서 북측과의 정상회담을 요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문중 평화제화 대표는 "우리 정부가 너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한다"며 "어린애같은 면이 있는 북한 정부를 똑같이 어린애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며, 어른의 성숙한 마음으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우리 정부의 어른스러운 대응을 촉구했다. 지원책을 넘어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대표도 나왔다.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는 "정부가 합당하게 재난구역으로 선포를 하거나, 상반기 내 국회에서 개성공단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관련법규가 없다는 핑계로 정부가 실효성있는 대책을 못 세우고 있는 것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한재권 서도기업 대표,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대표, 배해동 태성산업 대표,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등 5인을 공동위원장으로, 한재권 대표를 공동대표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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