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년 60세' 연착륙 방안이 중요하다

오는 2016년부터 현재 55살인 법정 정년이 60살로 늘어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어제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을 고쳐 권고 조항인 정년 60살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16년부터 공기업ㆍ공공기관ㆍ300인 이상 사업장 등에 우선 시행하고, 2017년부터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2017년부터 실시하기로 한 정부 방침보다 1년 당겨진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와 조기퇴직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정년연장은 바람직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을 메울 수 있다. 일하는 기간이 늘어나면 국민연금 수급 개시까지의 공백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변변한 은퇴 준비 없이 퇴직 이후 무분별한 자영업 진출, 사업 실패로 인한 빈곤 노인층 증가 등의 사회문제를 최소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감이 있다. 정년연장은 세계적 추세다. 우리보다 먼저 노령화가 시작된 일본은 이미 1998년에 60살 정년 의무화를 시행했다. 이달부터는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65살까지 고용을 보장한다. 중국 역시 65살로 정년연장을 곧 시행할 계획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로 영국은 정년이 65살이며 덴마크도 최근 정년을 67살로 높였다. 정년이 늘어날 경우 걱정되는 점도 있다.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에서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규 채용이 줄어 청년고용이 감소하고 세대 간 일자리 다툼이 불거질 수도 있다. 고령인력 편중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도 나타날 것이다. 공기업과 대기업에 우선 적용하는 것은 공무원의 철밥통을 더 키우고 대ㆍ중소기업 근로자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여야가 임금조정 방안 등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은 이 같은 문제들 때문이다.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숙련된 노동력 확보와 국민생활 안정 등 여러 면에서 정년연장은 가야 할 길임에 틀림없다. 관건은 무리 없이 제대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청년층 신규 고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여야는 임금피크제나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고용 유연화 등 보완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업들도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에서 전향적으로 동참하길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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