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유종필 관악구청장이 지난해 북 콘서트에서 구청 공무원들과 책을 들도 말춤을 추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 10월 5일 구청광장을 둘러 싼 많은 주민들 속에서 공무원들이 말춤을 췄다. 그 맨 앞에는 당연히 유 구청장이 있었다.또 관악구청 1층에 하루 800명 넘는 주민들이 찾는 명소가 있다. ‘용꿈 꾸는 작은도서관’이다. 청사 여유공간과 민원실 일부를 축소해서 만든 이 곳은 유 구청장이 늘 생각해 오던 도서관의 모습을 실현한 것이다. 완공을 앞두고 도서관 이름을 짓는 ‘봉숭아학당’이 열렸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수많은 이름들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용꿈 꾸는 도서관’으로 결정됐다. 두 번째로 변한 것이 직원조례다. 어느 기관이나 시행하고 있는 정례조례는 천편일률적으로 훈화시간이다. 기관의 장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직원들은 듣기만 한다. 소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 관악구 직원조례는 ‘테드식 직원강연’으로 시행되고 있다. 발표를 신청한 직원들이 자유주제로 직원과 주민들 앞에서 자기 생각을 마음껏 펼치는 것이다. 이도 역시 지난 해 10월 ‘테드엑스신촌 도시2.0 서울세미나’에 초청연사로 참여했던 경험을 살린 유 구청장의 아이디어다.유 구청장의 이런 행보를 위정복 부구청장도 거든다. 부구청장 주재로 열리는 ‘홍보기획회의’를 ‘낙서회의’로 바꿨다. 부서별로 제출된 안건에 참석자들이 생각나는 대로 낙서를 한다. 회의는 낙서한 내용을 바탕으로 웃음소리가 섞인 가운데 진행된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좀처럼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 회의문화를 바꾸기 위해 위 부구청장이 고민한 결과다.요즘 유 구청장은 직원대상 교육 때마다 유명인의 성대모사를 섞는다. “내 자신을 내려놓으면 직원들이 다가 오겠지요.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 제가 망가지면 어떻습니까”“구청장님이 옆집 아저씨같이 느껴질 때가 많아요. 의견을 말해보라고 하면 저도 모르게 제 생각이 막 튀어 나와요. 제가 너무 건방진 건가요”구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말로 유구청장의 파격적인 행보가 가져 온 변화를 느낄 수 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