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태세 강조, 대책협의 진행사전에 계획된 행보로 관측
▲ 2009년 8월 23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면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8일 개성공단을 전격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근 미국과 남조선 보수 당국의 반공화국 적대행위와 북침전쟁행위로 개성공업지구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 것과 관련해 김양건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8일 현지를 료해(점검)하였다"며 "김양건 비서는 미국과 남조선호전광들의 북침전쟁도발책동이 극도에 이르고 있는 조건에서 경각심을 고도로 높이며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를 철저히 견지할 것을 강조하였다"고 보도했다.통신은 김 비서가 현지에서 대책협의를 진행하고 "공단 내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게 만단의 준비를 갖출 데 대한 구체적 과업을 해당부문에 주었다"고 전했다. 김 비서는 이날 북측 개성공단 담당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개성공업지구사무소를 비롯해 종합지원센터, 생산현장, 통행검사소, 남북연결도로 중앙분리선 등을 돌아보고 "남조선 보수당국이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가지고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여 사태를 험악하게 몰아간 것으로 하여 공업지구의 운명이 경각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고 통신이 밝혔다.
▲ 개성공단 조업 모습
그는 또 남한의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개성공단의 '인질구출' 작전을 언급한 데 대해 "개성공업지구를 전쟁발원지로 만들려는 고의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김 비서의 개성공단 방문에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이 동행했다.이날 김 비서는 우리측 관계자들과도 접촉했다. 그는 종합지원센터에서 홍양호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조업 중인 업체 몇 군데를 찾아 근로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비서가 이번 방문 과정에서 우리측에 개성공단과 관련한 메시지를 준 것은 없다"며 "순수하게 공단 상황을 둘러본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당국자는 "김 비서가 개성공단에서 한 말을 곱씹어보면 북한이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돼 있다"며 "조선중앙통신 보도도 신속히 이뤄진 것으로 봐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행보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자는 "정부는 이번 일이 개성공단에 긍정적인 신호인지 부정적인 신호인지 예단하지 않고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며 "또 김 비서의 방문을 떠나 기본적으로 북한이 남북관계와 개성공단 운영에 장애를 초래하는 부당한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 비서는김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인물로 북한 내 실세로 꼽히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통일전선부장으로 일하던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북한의 특사조문단 자격으로 김기남 당 비서와 함께 남한을 방문한 바 있다.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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