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비단
염색연구가 이병찬씨의 연구노트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천연염색만을 고집하며 연구자로서의 외길 인생 30년을 살아온 이병찬씨와 관련한 전시회가 열린다. 염색연구가의 생애와 작품들을 살피며 '우리의 색'을 눈으로 확인해보는 장이다. 서울 종로구 민속박물관은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이병찬 기증 특별전:'자연을 물들이다'展을 기획전시실Ⅱ에서 개최한다. 지난 1990년 15회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작 '천연염색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연구노트 등 기증자료 221점을 소개하는 자리다.이병찬씨는 1932년에 중국 톈진(天津)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14세 때 우리나라에 돌아와 독일, 일본계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 고미술에 대한 관심을 키우며 자연스럽게 염색연구가의 길을 걷게 됐다. 정년 퇴임 이후 우리 색을 재현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1982년 염색에 입문, 각종 식물을 통해 꾸준히 천연 염색 실험을 했다. 15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천연염색실’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민속박물관은 이병찬씨의 염색인생 30년을 조사해 '염색연구가 이병찬의 염색인생 30년'을 발간한 바있다.
천연염색실
19세기 화학염료가 만들어지기 전, 인류가 사용한 색은 거의 자연에서 채취한 것이었다. 이 씨의 염색은 부드럽고 온화하며 간접적인 천연 색상으로 우리의 심성과 문화를 담은 색을 개발해왔다.이번 전시는 3부로 나눠진다. 1부 '色, 스며들다’에서는 염색 입문 배경과 전승공예대전 수상작 ‘천연염색실’이 소개된다. 2부 '色, 담기다‘에서는 우리 고유의 색을 찾아가는 모습을 소개한다. 이씨가 규합총서(閨閤叢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등 문헌에 기록된 염색식물을 찾고, 그 성분을 연구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염색 방법을 밝히는 과정과 결과로 식물 표본, 서적, 연구노트 등이 놓인 연구실을 연출, 오랜 염색 실험 기록물을 전시한다. 특히 오랜 염색 실험을 꼼꼼하게 기록한 연구노트는 30년 염색 인생의 정수다. 3부 ‘色, 발산하다’에서는 염색 공방을 연출, 우리 색 발현 과정을 소개하면서 선생과 제자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기간 중 이씨는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전시장 내 공방에서 염색 시연을 선보인다. 이 시간은 어떤 재료로 어떤 색을 염색해 내는 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이씨는 "우리나라의 색을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식물을 가지고 염색해 왔다"며 "두절되고 쇠퇴된 우리의 전통적 기술이나 방법을 우리가 노력을 하면 다시 되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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