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화했다. 북한이 오늘로 이틀째 우리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원자재와 식재료 반입도 금지했다. 지난달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개성공단 폐쇄 위협을 한 지 나흘 만에 통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대부분의 공장에서 조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가스공급이 안돼 가동이 중단된 곳도 생겨났다고 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전면적인 차질이 불가피하다. 개성공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3월에도 키리졸브 한ㆍ미 연합 군사연습을 이유로 세 차례나 통행을 막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지속적인 무력 도발 위협이 빈말이 아니라 언제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걸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단을 폐쇄할 수도 있다는 강한 압박 카드다. 사태 전개가 예사롭지 않다. 어떤 의도에서든 북한의 조치는 '잘못된 선택'이다. 개성공단은 남북한 모두에 경제적 이득을 주는 동시에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의 상징이다. 한반도 평화를 유지시켜 주는 상징적 보루이기도 하다. 경제협력의 터전을 위협 수단으로 삼는 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어리석은 일이다. 자해행위와 다를 바 없는 개성공단의 통제를 당장 풀고 입출입을 정상화해야 한다. 새 정부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한ㆍ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개성공단을 흔들고, 입주한 남한의 중소기업들을 어려움에 빠지게 해서 북한은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잘못된 선택은 대화의 길을 스스로 막아버리는 행태이기도 하다. 그리되면 경제건설로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도 실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뾰족한 맞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은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게 최우선이다. 공단에 머물고 있는 우리 근로자 800여명의 신변안전과 123개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야 하겠지만,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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