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옛 조상들 기준으로 새해가 밝았다. 그간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엔저 현상은 이제 고정 변수로 봐야 할 때가 됐다. 하지만 추세가 꺾인 것만으로도 우리 증시에 숨통을 틔어 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도 반등 신호가 곳곳에 감지되고 있어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투자자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하고 있다. 약세장이 오래 지속되면 견디기 어렵지만 그만큼 반등의 시간도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이번주 예정인 EU재무장관회의(11일)와 G20재무장관회의(14~15일)가 엔저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은 환율정책을 통해 금융시장에 큰 변화을 꾀하고 있지만 실물경제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지는 회의적이다. 이번 대규모 통화정책이 일본 기업과 가계의 투자 및 소비심리 회복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도를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일본 경제가 단지 양적완화(통화정책)만으로 국가 경쟁력을 복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며 장기적인 엔저 가능성은 있지만 ‘아베노믹스’로 칭하던 강력한 엔저가 지속될 가능성이 낮연초 강력한 엔저에도 선방했던 한국의 업종들은 유틸리티, 통신, 헬스케어(제약), IT순이었다. 이들 업종은 중장기적 엔저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관심을 둘 업종이다. 반면 연초 엔저에 고통이 컸던 업종은 자동차를 비롯한 소재, 산업재 등이었다. 이들 업종은 엔저 변동성이 축소되는 구간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엔화의 방향성에 따라 한국증시와 일본증시의 방향성이 최근 엇갈리고 있다. ECB 드라기총재는 지난 7일 ECB 정책금융회의에서 "환율이 통화정책의 목표는 아니지만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에 중요하다"라는 발언으로 엔화 약세를 일부 제한했다. ECB 드라기 총재 발언에 힘입어 2월 8일에는 한국 증시는 상승하고 일본 증시는 하락했다. 15~16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프랑스, 한국 등은 일본의 엔화약세를 통제하고 싶어하지만 정작 영향력이 큰 미국은 엔화 약세에 대한 호오(好惡)를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과도한 엔화 약세가 주춤할 수도 있겠지만 엔화 강세를 베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엔화와 같은 매크로변수에 대한 베팅보다는 일본 IT기업과 한국 IT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에 대한 분석이 좀더 중요해보인다. 일본의 대표 IT기업인 소니는 PSR(매출액 대비 시가총액) 0.21배로 낮은 수익성에 따른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소니의 대표적인 제품군인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휴대용게임기, 노트북PC 등 전자제품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대체재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성장이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다고 해서 매출이 성장하기에는 소니의 현재 제품군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로 인해 자신감을 되찾은 소니 등 일본 IT기업이 R&D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상품군, 개선된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한국 IT기업을 위협할 수 있다.◆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KOSPI가 1930 수준에서 두번째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아직 하락 추세선 돌파를 못해 바닥을 확인한 상황은 아니다. 이 가격대를 지지하지 못하면 1850선까지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반면 이 가격대에서 지지에 성공하면 장기 횡보국면이 마감되고 상승 추세에 진입하는 것으로 단기 이상의 상승국면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선물 시장에서 매수세를 형성한 점이 긍정적이다. 단기 추세는 외국인 누적 순매수 추이와 유사하게 전개되리 것이다.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 등 주요 업종지수가 중요한 지지대에서 반등시도에 나서 업종별로도 하방 경직성이 강한 모습이다. KOSPI 1930선이 지지되면 적극 매수를 권한다. 일봉상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면 본격 상승 국면이 진행될 수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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