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로존에 또 다시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주범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부패 스캔들이 터져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탓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N머니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치 리스크가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총선을 3주 앞둔 이탈리아에서 최장수 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키 시에나(MPS) 은행이 7억2000만 유로(1조원 상당) 규모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을 숨겨왔다는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선거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스페인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와 집권당이 수십년간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한 의혹이 제기되 스페인 정부를 발칵 뒤집어놨다. 재정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양국은 이 같은 정치 스캔들로 위기가 재점화할 조짐이다. 이날 이탈리아의 STSEMIB 지수는 전일 대비 3.3% 떨어졌고, 스페인의 IBEX-35 지수도 2.4%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스페인의 경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5.406%를 기록했고, 이탈리아도 올해 최고치인 4.459%까지 올랐다. 유로존에 대한 투자 심리는 지난해 여름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유럽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과 양국 정부의 혹독한 긴축 정책에 대한 약속으로 안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긴축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올해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투자회사인 노무라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페인의 부패 스캔들과 이탈리아의 선거와 맞물려 유로존 지역에 정치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는 지난 2일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총리실 홈페이지에 자신의 수익과 세금 내역을 공개하겠다며 무죄 입증을 자신했다.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에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해 재산세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지출 감축과 증세를 통해 국가 부채를 줄이겠다는 이탈리아 정부의 국제 다짐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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