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어제 오전 영하의 날씨에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때 아닌 물난리가 났다. 청사 5동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실 천장 스프링클러 배관시설에서 물이 쏟아졌다. 장ㆍ차관실이 물에 잠기고 직원들이 대피했다. 같은 날 청사 앞에선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입주자들이 아파트에 하자가 많다며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세종청사 물난리는 벌써 세 번째다. 몇십 년 만의 한파가 닥친 지난 4일 청사 4동 기획재정부 사무실에서 침수 사고가 났다. 지난해 말에도 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복도에서 갑자기 물이 샜다. 청사관리소는 스프링클러 배관이나 난방설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유야 어쨌든 완공 두 달도 안 돼 세 차례나 물이 샜다면 부실시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난리가 난 3개동은 세종청사 1단계 2구역으로 2010년 10월 착공해 지난해 11월 완공했다. 11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여름 장마가 한창일 때 배관ㆍ미장 등 내부공사를 강행해 당시에도 무리한 공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세종청사 부실시공 문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확인한 결과 방화구획을 통과하는 전기ㆍ배관 설비의 경우 관통부가 화재시 발생하는 열과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두 시간 이상 견디는 내화충전 성능을 갖춰야 함에도 우레탄으로 엉터리 시공을 하거나 아예 내화충전 성능을 갖추지 않았다. 청사 관리를 책임지는 행정안전부의 태도는 무책임의 극치다. "세종청사의 스프링클러가 4만1800개인데 그 중 하나라면 0.0025%로 잘한 것 아니냐"고 했다니 말이다. 한겨울 물난리는 정부청사에 그치지 않았다. 세종시의 관문인 KTX 오송역도 벌써 두 차례 역사 지붕과 배수관에서 빗물이 샜다. 우수관이 한파에 얼면서 빗물이 역류해 일어난 사고다. 갖은 논란 속에 신축한 정부청사와 그 관문인 기차역이 이 지경이라니 창피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 부처 공무원들이 식사, 교통, 새집증후군 등 열악한 환경 때문에 겪는 불편이 큰데 사무실에서 물까지 샌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정부는 세종청사 전반에 대한 시설 안전점검을 철저히 실시해 부실시공과 하자를 가려내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물이 새는 정도라며 결코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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