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게임 '바운지볼' (출처 : 디씨인사이드)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스마트폰 게임 '바운지볼'이 시중에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재단 '사람사는 세상'은 15일 이 게임에 대한 논평을 내고 고인의 명예훼손에 대해 강력대처하겠다고 밝혔다.문제의 게임은 유명한 스마트폰 게임 '바운스볼'을 패러디한 것으로 '바운지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얼굴모양을 한 공을 조종해서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게임이다.게임을 실행하면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남성 성우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 도중 블록들 사이로 공이 튀길 때마다 '딱'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딴 효과음이 발생한다.공이 바닥으로 떨어질 때는 '으아아'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음성을 합성한 비명 효과음과 함께 '운지'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나는 자연인이다", "운지"라는 말은 과거 1990년대 출시된 드링크 '운지천'의 TV 광고에서 따왔다.이 광고 속에서 배우 최민식이 계곡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한 것을 연상케 한다며 일부 보수성향 네티즌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한 패러디 소재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딱'이라는 효과음 역시 노 전 대통령이 "기분이 딱 좋다"라고 말한데서 추출한 것이다.16일 현재 안드로이드마켓에 올려져 있던 '바운지볼'은 삭제됐다. 하지만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에선 여전히 이 게임의 스마트폰 설치용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인터넷에는 이 게임을 즐기는 아동들을 녹화한 영상까지 올라와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이 게임은 온라인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내 '합성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이 최초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네티즌은 "저는 우파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바운스 볼이라는 게임 이름에서 운지를 떠올렸고, 이를 합성으로 구현했을 뿐"이라는 해명글을 합성 갤러리에 올렸다.그는 "저는 순수한 재미만을 추구했으며, 고인드립(고인을 희화화하는 즉흥적인 농담)은 디씨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이 네티즌은 "내가 만든 건 노 대통령을 메인 요소로, 많은 합성 필수 요소들이 들어가 있었다"며 "이걸 어플로 구현한 분이 노 대통령 외의 요소는 다 빼버렸다"고 덧붙였다.노무현 재단 '사람사는 세상'은 15일 논평을 통해 "최근 인터넷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게임이 제작돼 유통되고 있어 분노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러한 반인륜적 행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가능한 모든 대응과 조치를 취해 나갈 것"라고 밝혔다.재단은 온라인 유해 게시물 신고 및 대응방법을 덧붙이며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과 초상권침해 등이 피해 당사자의 노력만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자발적 노력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네티즌에게 요청했다.한편 일부 보수 네티즌은 수년간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능욕 수준'의 패러디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려왔다. 극우성향의 커뮤니티에선 하루에도 수십건씩 '지옥에 간 노무현', '노무현 귓방망이 때리기' 등의 고인을 비하하는 게시물이 게재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11월에는 오픈백과 사전인 위키피디아 영문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는 등 왜곡된 정보를 기재하기도 했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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