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눈앞에 왔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값싸고 가벼우면서도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전하이동도가 가장 높은 양극성 물질의 반도체 고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는 정보통신기기뿐만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대형 전자제품의 소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기물질로 만든 박막 트랜지스터(유기박막 트랜지스터)는 기존의 실리콘으로 만든 트랜지스터(무기박막 트랜지스터)와 다르게 충격에 강하고 종이처럼 얇으면서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공정(진공공정)보다 경제적으로(용액공정) 만들 수 있어 현재 LCD와 PDP를 이을 미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와 같이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트랜지스터로 주목받고 있다.이러한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의 특성을 좌우하는 유기 반도체 재료는 크게 단극성 반도체와 양극성 반도체로 나뉜다. 단극성 반도체로 만든 전자회로는 전력손실이 높고, 구동속도와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은 단극성 반도체인 p형과 n형 반도체를 상보회로에 함께 넣어 해결할 수 있으나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한계가 있었다. 반면 양극성 반도체는 전자와 정공을 모두 구동전하로 활용하고 단극성 반도체에 비해 간편해 하나의 패턴 공정으로 전자회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는 성능이 매우 낮아 전자회로를 만들 수 없어 전하이동도가 높은 반도체 개발이 절실히 필요했다. 양창덕, 오준학 교수 연구팀은 기존과 다른 반도체 고분자를 합성하고 새로운 방법(용액전단 공정법)으로 정공과 전자의 이동도를 2배가량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용액전단 공정법(solution-shearing)은 두 기판사이에 유기 반도체 용액을 넣고 아래 기판은 열을 가하고 위 기판은 전단응력을 가해 제어된 속도로 이동시켜 유기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울산과기대 양창덕 교수(39세)와 오준학 교수(37세)가 주도하고 이정훈, 한아름 박사과정생(공동 제1저자)이 참여했다. 양창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고분자 반도체 재료를 이용해 유기전자회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정보통신기기, 센서와 스위치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차세대 휘어지는 전자소자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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