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 외박한 남편 찾아달라는 전화에···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A(보험사 콜센터 상담원) : 고객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B : 남편이 어제 밤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자동차에 부착된 위치추적 장치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어디에 있는지.A: 고객님, 위치추적은 본인 인증 때에만 가능합니다. 아내가 요청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보험사는 심부름센터가 아닙니다. 경찰에 요청해 주세요.보험사 콜센터로 걸려온 전화 내용이다. 업무와 상관없는 전화로 콜센터 직원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 콜센터로 걸려온 전화만 10억건이 넘는다. 대출 문의 등 꼭 필요한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문의도 적지 않다.'내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모르니 차를 찾아 달라', '멧돼지를 차로 치었는데 멧돼지를 먹어도 되느냐', '범퍼가 반 정도 떨어져 달랑거리는데 떼고 가야 하나', '자동차 사고로 생긴 강아지의 정신적 피해도 보상되느냐' 등 황당한 전화가 부지기수다.또 만취 상태로 횡설수설하면서 장시간 전화하는 사례도 빠지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애교. '너는 대체 아는 게 뭐냐. 그따위로 상담할래. 인사 안 할 래'라는 식으로 말꼬투리를 잡아서 민원 대상으로 삼으려는 고객, '넌 내 말에 대답만 해라'며 상담원을 무시하는 고객, 심지어 욕설을 퍼붓는 사례도 적지 않다.어려운 경기상황을 설명하며 대출 이자나 연체료를 감면해 달라는 읍소형 전화도 전년대비 20∼30% 늘었다. 채무를 감면해 달라는 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한편 금융사별 콜센터 문의는 은행의 경우 이용 한도ㆍ사용 내역 문의(20%), 정보 변경(15%), 청구ㆍ입금(13%), 발급(10%) 등의 순으로 많았고, 신용카드사는 즉시 출금 요청(15%), 신상 정보 변경(10%), 결제 대금 문의(4%), 결제 계좌 변경ㆍ가입 신청(3%) 순이었다.보험사 콜센터로 지난해 가장 많이 들어온 문의는 긴급 출동(40%), 보상 접수ㆍ상담(20%), 해지ㆍ환급(10%) 등이다.조영신 기자 as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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