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아랍권 최대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2005년 공동설립한 미 케이블TV네트워크 ‘커런트TV(CurrentTV)’를 인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커런트TV의 공동회장인 고어 전 부통령과 조엘 하얏트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수 차례의 국제적 수상 경력을 가진 알자지라가 커런트TV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을환영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커런트미디어의 설립 목적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권력에 진실을 말하며, 독립적이고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커런트와 마찬가지로 알자지라도 진실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더욱 잘 이해하게 이끌 것이라는 점을 믿는 매체”라고 말했다.커런트미디어 측의 공식 성명에서는 인수 조건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며 알자지라 측도 구체적인 계약내용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인수가격은 약 5억달러이며, 이는 고어와 하얏트 공동설립자가 2004년 현 커런트TV를 인수했을 때 가격인 6000만달러의 8배 이상이다.카타르에 본사를 둔 알자지라의 영어 방송 네트워크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으며 전 세계 130개국에서 2억5000만 가구가 시청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커런트TV는 지구 기후변화 관련 운동에 앞장서 온 고어 부통령 덕에 리버럴(Liberal) 성향의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고 2009년에는 커런트TV 소속 여기자 두 명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풀려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 케이블·위성방송 가입 약 1억가구 중 60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지만 지난해 일일 시청자수가 평균 4만2000명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그 동안 알자지라는 아랍권에 대한 미국인 일부의 맹목적 적대감 때문에 미국 내 시청률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미 전역을 방송권에 두는 커런트TV의 인수를 통해 한단계 더 도약할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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