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사채업자 등장해야 영화 대박난다?'.. 대부업계 '씁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근 흥행 신화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영화들에 '악덕 사채업자'가 모두 등장하면서 대부업계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사채업자가 등장해야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등장할 정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개봉, 흥행한 한국영화 대부분에 악덕 사채업자가 등장한다. 사채업자는 대부업자와 구분되는 불법적인 사금융 업자로, 불법추심이나 고리대금 등의 사회문제 주범으로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다. 극중 주인공 '강도(이정진)'은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악덕 사채업체의 추심업자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채업자들을 대신해 돈을 받아낸다. 돈이 없으면 채무자의 손가락을 자르거나 다리를 부러뜨린 뒤 그의 보험금을 갈취한다. 채무자의 노모가, 아내가 보고 있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잔인한 '인간백정'이다.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히는 '광해'에도 고리대가 등장한다. 나인 사월이(심은경) 아버지가 죽게 된 배경이다. 산골 소작농인 그는 관아에 바칠 전복이 부족해 고리대로 돈을 빌려 세금을 낸다. 결국 옥살이를 하게 되고 어머니와 동생은 변방 노비로 팔리게 된다. 화차는 사채업자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는 한 여인을 그린 영화다. 영화 시나리오의 큰 줄기에 사채업자는 아주 깊숙하게 개입한다. 이밖에 비정한 도시(김문흠 감독), 똥파리(양익준 감독), 통증(곽경택 감독) 등 많은 한국영화들이 사채업자들을 주인공 또는 주요인물로 등장시킨다. 자극적인 스토리와 장면은 영화 흥행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부업계는 씁쓸한 표정이다. 극단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영화 속 사채업자들이 '대부업'의 이미지까지 크게 왜곡시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속 사채업자들이 대부업자들과 혼동돼 고리를 편취하고 폭력을 일삼는 모습으로 비춰져 업계 이미지 전반에 엄청난 손상을 주고있다"면서 "소매금융업 본연의 기능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현정 기자 alphag@<ⓒ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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