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 투입된 동물들<하>

미국의 국방고등연구본부와 해군연구소가 연구를 지원하는 생체모방형 로봇. 출처 : //www.darpa.mil, //www.onr.navy.mil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상어비늘로부터 유체저항을 줄이는 원리를 응용한 수영복, 벌집의 육각형 구조를 모방해 개발한 자동차의 충격흡수장치, 도마뱀의 발바닥 생김새를 모방한 접착제. 자연에 존재하는 동물·식물·곤충들의 생체구조나 기능을 모방해 공학적으로 활용하는 학문을 생체모방공학(Biomimetic Engineering)들이다. 이런 기술들은 이제 전쟁터에서 이용되기도 한다. 일정한 형태의 군사용 로봇보다는 쉽게 노출되지 않는 동물이나 곤충 모양의 생체모방 형태로 개발해 군사용 로봇에 접목시켰을 때 전장에서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전장에서의 로봇은 향후 얼마나 스스로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그 효용성이 달라진다. 현재 전쟁터에 투입될 생체모방공학이 발달한 국가는 미국이다. 군사용 응용을 위한 연구의 대부분은 미국의 국방고등연구본부(DARPA)와 해군연구소(ONR)에서 지원해 왔다.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군사로봇 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사는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후원으로 만든 로봇 '치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치타는 육상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다. '치타’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네 다리로 움직이며 최고 시속 45.5km로 달릴 수 있다. 런던 올림픽에서 볼트가 기록했던 최고 시속 44.7km보다 빠른 셈이다. 1년 전 개발된 치타는 지난 3월 최고 시속이 28.9km에 불과했다. 개발회사는 로봇의 전력과 다리를 교체하고 알고리즘을 변경한 끝에 지금의 속도에 도달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고 속도를 113km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이 로봇은 긴급 재난 구조를 비롯한 군사용으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치타를 영농에 사용하거나 이동 수단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 밖에도 다양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샌드플리라'라는 로봇은 9m의 높이의 담을 훌쩍 뛰어넘는다. A4용지 크기의 이 로봇은 네 바퀴로 돌아다니다가 담이나 울타리 등 장애물을 만나면 피스톤 운동을 해 용수철처럼 뛰어넘는다. 장애물을 넘은 뒤에는 스스로 균형을 잡고 GPS의 유도를 받아 길을 찾아간다. 네발을 가진 'LS3'라는 로봇은 180kg의 짐을 보병 대신 짊어지고 산과 계곡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국방고등연구본부와 해군연구소가 연구를 지원하는 생체모방형 로봇. 출처 : //www.darpa.mil, //www.onr.navy.mil

생체모방 로봇은 이동방식에 따라 보행형·도약형·뱀형·물고기형·곤충형 로봇으로 분류되며, 보행형 로봇은 다시 2족·4족·6족·8족·다족 보행형 등으로 나뉘는데, 실제 생체모방 로봇은 그 모방 주체에 따라 지상·해상·공중에서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꿀벌 형상을 따 벌의 뇌·몸체·집단행동을 흉내 내기 위한 기술인 마이크로비행 로봇 개발도 눈앞에 와있다. 꿀벌 집단행동에서 창안한 이 프로젝트는 소형 로봇공학과의 콤팩트(compact) 설계·고에너지 전력원·저전력 컴퓨팅의 혁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 에너지의 효율을 위해서는 파리 날개 움직임을 적용한 마이크로 헬리콥터도 이용되고 있다. 이 헬리콥터 블레이드는 회전하는 날개 동작과 펄럭거리며 상하 수직 운동을 하는 날개 동작이 같은 양의 양력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헬리콥터 블레이드처럼 회전하는 날개 동작이 가장 효과적으로 높은 양력을 발생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개발이 실현된다면, 에너지를 절감하며 오랫동안 비행시킬 수 있어 스파이 활동, 붕괴한 건물 안에서의 수색·구조 활동과 같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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