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개 카테고리 나눠 수많은 테스트 진행...모두 통과해야 삼성 스마트폰 자격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버튼을 수십만번 누르고, 바닥에 깔고 앉고, 금속으로 긁어대고, 뜨거운 물을 붓고. 그래도 견뎌?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잔인하게 '고문'했다. 외부의 악조건을 견디는지 알아보는 가혹 테스트다. 100kg 무게에 깔려도 찌그러져선 안되고 동전에 긁혀도 상처가 나서는 안된다. 비에 젖어도 전화통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탈락이다. 삼성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한 갤럭시S3의 악전고투다.삼성전자는 26일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갤럭시S3의 신뢰성 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 홈키 수명과 인체 하중, 내마모, 침수 4가지 테스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출시하기 전 진행하는 수많은 테스트 중 일부다. 갤럭시S3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출시됐고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도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첫 번째는 홈키 수명 테스트다. 삼성 스마트폰으로 인정받으려면 스마트폰 전면 하단에 있는 홈키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0.5초에 한 번씩 1kg 압력으로 20만번을 눌러 이상이 없는지 살핀다. 스마트폰을 2년간 사용한다는 전제로 하루 평균 홈키를 273번 누른다는 것을 가정하고 진행한 테스트다. 보통 스마트폰 사용자는 200~300g의 압력으로 홈키를 누르는데 테스트에서는 이 강도를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게 잡았다. 스마트폰에서 자주 쓰는 홈키 고장으로 사용자가 불편을 겪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인체 하중 테스트도 견뎌야 한다. 100kg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이 스마트폰을 깔고 앉았을 경우를 가정해 그 정도에 상당하는 무게로 스마트폰을 100회를 눌러도 이상이 없어야 한다. 좌우로 25회 비틀어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다소 '황당한' 테스트도 통과해야 한다.동전, 열쇠 등 금속에 긁혀도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내마모 테스트도 거친다. 스마트폰을 단단한 재질의 실리콘과 한 곳에 넣고 한 시간을 돌린다. 한 시간 후 꺼냈을 때 스마트폰이 마모되거나 긁히면 탈락이다. 갤럭시S3 전면 유리는 단단한 정도를 나타내는 비커스 경도 기준 650 이상이어서 금속에 의한 긁힘에도 안전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비를 맞아도 고장이 나서는 안되는 등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침수 테스트도 통과해야 한다. 한시간당 60ml의 빗속에 노출시킨 뒤 긴급한 통화 등을 최소 1회 이상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폭우, 조난 등에 따른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테스트다. 영상에서는 스마트폰을 10여분간 비를 맞는 것과 같은 환경에 노출시킨 후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특수한 휴대폰의 경우 12L의 물을 35초간 쏟아 붓고 정상 작동하는 지 점검하는 방수 테스트도 진행한다.삼성전자가 이 같은 가혹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강자라는 자신감과 이를 이어가기 위한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비슷한 테스트를 진행하지만 삼성전자가 보다 혹독한 것으로 전해졌다.예를 들어 아이폰의 경우 권장 사용 온도는 0~35도다. 이 온도 범위를 넘어서면 휴대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기도 한다. 반면 삼성 스마트폰은 -20~50도 사이에서 작동할 수 있다. 전자파 기준도 더 높다.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이 공개한 휴대폰 전자파 흡수율 측정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는 통신사별로 0.27~0.41W/㎏의 전자파 흡수율을 나타냈다.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폰3GS 등 아이폰 시리즈는 0.89~1.18W/㎏로 삼성전자의 두 배 이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가 삼성 스마트폰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30여개 카테고리로 나눠 7000여개의 장비를 동원해 수십만가지의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삼성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품질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권해영 기자 roguehy@ⓒ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