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글로벌 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성장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이 내년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양적완화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다는 우려도 만만찮다.스티븐 킹 HSBC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9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경기부양을 위해 더 세금을 줄이고 지출을 늘리고 양적완화를 실시해야 한다는 이들은 여전히 그럴 만한 여지가 있다고 하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달 14일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0월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은 내년에도 추가 자산매입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실시 중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단기국채를 팔고 장기국채를 사들여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것)’ 올해 연말로 종료됨에 따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킹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경우 2008년 이후 양적완화를 실시해 왔지만 성장률은 하락하고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졌으며 미국도 2003년 이후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계속 밑돌고 변동성이 큰 항목도 포함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훨씬 높다”면서 “추가 양적완화 여지, 즉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인 ‘생산 격차(output gap)’가 크다는 것을 들어 경기부양이 대가 없이 이점만을 가져올 거라고 보는 것은 망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뛰지는 않았더라도 여전히 위협적이라면서 그 결과 미국의 경우 여전히 높은 실업률 때문에, 영국의 경우 낮은 임금상승률 때문에 실질가계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앞서 실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세계 원자재시장 가격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양적완화에만 매달리는 것은 시장을 오히려 교란시킬 여지가 크며 양적완화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도 정책입안자들이 바라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킹 이코노미스트는 “계속된 양적완화가 세계 경제의 근본적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되려 왜곡시키고 있으며, 통화정책 안정을 위해 독립성을 유지해야 할 각국 중앙은행이 정부의 재정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긴축이냐 경기부양이냐라는 근시안적 논쟁을 벗어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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