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라' 정몽구 회장의 브라질 시장 돌파 전략은

내년 브라질서 연간 20만대 판매...전략차종 HB20 생산

HB20

[상파울루(브라질)=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브라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책으로 전략차종 'HB20'의 현지 생산을 택했다. 현대차는 현지 공장 준공을 계기로 그간 인도, 중국, 러시아 등 타 브릭스 국가에서 쌓아온 성공 방정식을 총동원, 브라질에서 제 2 상트로, 제 3 위에둥 신화를 창조한다는 목표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브라질 전용모델 HB20은 지난달 10일 출시된 이래 주문량이 5만대를 돌파, 올해 현대차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가능한 2만6000대를 이미 두배 가까이 넘어섰다.이로 인해 올 3분기까지 두 자릿수 판매 부진을 겪어왔던 현대차의 판매량은 10월 HB20 출시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현지 생산한 HB20 2만6000대와 수입완성차를 포함, 브라질에서 총 8만5000대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들어 감소했던 판매가 HB20 덕분에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제자리를 찾고 있다"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4만5629대(완성차 기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992년 1400대의 엑셀을 수출하며 브라질 판매의 포문을 연 현대차는 2000년대 들어 연평균 자동차 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더불어 작년 12월 브라질 정부가 단행한 세제 개편 등이 수입차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2003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내부적으로는 B세그먼트(소형차급) 판매 모델이 없다는 점도 근본적인 성장 한계 요인으로 작용했다.이 가운데 정몽구 회장을 필두로 한 현대차가 내 건 생존전략은 전략차종의 현지생산이다. 정 회장은 최근 몇달간 열린 고위급 임원회의에서 수차례 브라질 시장을 챙길 것과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것을 당부해왔다.현대차는 내년 브라질 공장 생산이 본 궤도에 올라 연 15만대의 HB20가 판매되면, 수입 완성차를 합해 연간 20만대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5위권을 노려볼 만한 수준이다.이를 위해 현대차는 ▲HB20 전용 딜러망 구축과 최고 수준의 서비스 제공 ▲HB20 파생차 및 수입 신차로 라인업 강화 ▲마케팅,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강화 ▲판매금융 활성화로 판매확대 지원 ▲중장기 지속가능 기반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 등 현지에 맞춘 시장 전략을 적극 실행에 나설 방침이다.특히 기존 수입 완성차를 판매하던 판매망과는 별개로 HB20만을 판매하는 전용 딜러점을 새로이 구축했다. 현재 브라질 전역에 걸쳐 120개의 HB20 전용 딜러점을 오픈 했으며, 이를 연말까지 180개로 늘려 조기에 15만대 판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현대차 관계자는 "가장 큰 B세그먼트 시장은 HB20으로, 그 외 C세그먼트 이상은 수입 완성차로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방식을 통해 각각의 시장 특성에 맞게 판매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이달 오픈하는 딜러 대상 트레이딩 아카데미 등을 통해 HB20 딜러가 업계 최고 수준의 판매, 서비스 역량을 갖추게 하고, 보증기간 5년, 1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HB20X

향후 현대차는 HB20 기반의 파생 모델과 수입 신차 투입을 통한 라인업 보강 및 공급 확대를 통해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다. 먼저 내년에 HB20을 기반으로 SUV타입의 모델과 세단형 모델을 순차적으로 현지공장에서 추가 생산해 HB20 시리즈만 연간 1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수입판매 모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30의 신모델 투입이 내년 초에 이뤄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혼합연료엔진의 적용을 중대형 차급과 SUV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 판매 비중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이밖에 내년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식후원사 자격을 활용한 마케팅에 본격 나서 브라질에서 현대차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절호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상파울루(브라질)=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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