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회 국방위원회의 11일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국방위원들은 K2 전차에 적용되는 독일산 파워팩(엔진+변속기)의 성능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진성준 의원은 질의자료에서 "방사청은 독일산 파워팩이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인 것처럼 발표하고 있으나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과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는 해외 파워팩의 결함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도 "K2 전차 1차 양산분인 100대에 장착하려는 독일산 파워팩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양산된 실적이 없고 성능이 입증되지도 않았으며 국산 파워팩에 비해 대당 단가가 6억400만원이나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방사청은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하고 2007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실시한 개발시험평가(DT)와 운용시험평가(OT) 결과가 각각 '기준충족', '전투용 적합'이라고 하지만 이는 독일제 파워팩에 대한 성능과 신뢰성 평가 결과가 아닌 K2 전차 자체를 평가한 결과"라며 수입 파워팩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2014년 전력화를 목표로 1차분 100대에 대해 독일제 엔진과 변속기를 수입해서 파워팩을 조립하기로 했으며, 기존에 진행하던 국산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해 2차분부터 장착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독일산 파워팩도 지난 2007년 시험평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국회 국방위 진성준(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방사청의 '해외 파워팩 도입 워크숍 결과보고'에 따르면 ADD는 4월 18일 회의에서 "(2007~2008년 실시된) 시험평가에서 드러난 결함중 보완요구사항이 엔진 8건, 변속기 5건"이라며 "해외업체에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당초 K2전차 파워팩의 국산개발을 추진한 것은 가격때문이다. 초도 양산분중 100대에 독일제품을 사용한다면 500억의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 독일제 파워팩은 대당 16억, 국내개발품은 11억정도다. 여기에 종합군수 지원, 정비비, 창정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2000억원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산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 1175억(정부 725억, 업계 450억)도 모두 날린다. 일각에서는 2차 양산분에 국산 파워팩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문제점 해결이 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짧은 개발기간과 시제품 부족이다. 군이 '빨리빨리'를 강조하면서 성과 올리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무기개발은 개발테스트(DT)를 거친후 운영테스트(OT)를 해야 한다. 하지만 K2 국산파워팩의 경우 시간을 줄이기 위해 DT와 OT를 같이 진행해왔다. 또 독일은 1500마력의 파워팩을 만드는데 13년이 걸렸지만 국내 방산기업에는 7년만에 국산화를 요구했다. 개발기간을 무리하게 단축시켰기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시제품도 부족하다. 이번 국산 파워팩 시험평가를 위해 만들어진 시제품은 2대에 불과했다. 미국의 경우 전차개발을 위해 시험평가기간 시제품 100여대를 만들어 1년간 야전부대에서 평가한다. 신뢰성 논란이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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