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국감] 특허청 국감, 마지막에 ‘충격, 패닉’

미국과 일본 연수 다녀 온 심사관들, 훈련보고서 표절…이현재 의원 “이래서 어떻게 심사하나” 질책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10일 특허청 국정감사는 감사 마지막에 ‘큰 건’이 터졌다.특허를 심사하는 심사관들이 외국연수를 다녀온 뒤 작성한 연수보고서를 다른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낸 것이 드러났다.지식재산권 보호의 핵심역할을 하는 특허청의 심사관들이 훈련보고서를 표절한 것이다. 이현재(새누리당) 의원이 질의시간에 심사관 해외훈련보고서 표절사례 4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김호원 특허청장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이 의원은 “심사관들이 훈련소감을 몇 년간 똑같이 베껴 쓰거나 특허청이 발주한 용역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표절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특허청은 미국 특허로펌인 BSKB(Birch, Stewart, Kolasch & Birch)에 지난 2009년, 2010년 5명의 심사관을 2차례 파견했다.파견을 다녀온 뒤 작성한 2009년 훈련보고서와 2010년 훈련보고서의 교육소감 중 90% 이상이 같은 단어나 같은 문장으로 서술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2010년 보고서는 개요 1쪽, 교육일정 2쪽, 관찰 및 평가 1쪽 외엔 모두 별첨자료로 이뤄져 심사관이 직접 작성하는 부분은 한 페이지에 불과한데도 그마저 전년도 보고서를 베껴서 작성했다”고 표절과 부실작성을 따졌다.또 다른 표절사례로 미국 Franklin Pierce Law Center의 IPSI과정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심사관을 파견했는데 3개의 보고서에 모두 100% 똑같은 내용의 훈련소감이 들어있다.
세 번째 표절사례는 위 사례의 ‘2010년 IPSI 보고서’ 중 연구과제 방향을 <2009년에 특허청에서 발주한 용역보고서(‘증명표장 제도의 효율적 도입 방안 및 심사 방안’ 인하대 산학협력단)>의 대부분을 그대로 복사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표절사례로 이 의원은 <일본 특허청 주관 특허검색전문과 훈련과정> 훈련보고서 2건(2011년 6월, 9월)이 똑 같은 ‘출장성과와 시사점’을 작성한 것을 들었다.
이 의원은 “현재 공로연수식으로 운용되는 것을 대폭 개편해 자격 있는 심사관들에게 혜택을 줘야 하며 훈련보고서 등 결과점검시스템을 갖춰 해외유람에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 청장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내용인 듯 “의원님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고 짧게 답했다.이 의원의 지적이 있은 뒤 강창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좀 더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요구했다.강 위원장은 “심사관 해외보고서를 이렇게 할 수 있나.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긴 격”이라며 “(특허청이) 법적으로 추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강 위원장은 이어 “이런 분이 어떻게 특허문제를 담당할 수 있나.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김 청장은) 이 문제를 확인감사(24일) 이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책임 문책까지 확인감사 때 이야기 하자”고 말했다.강 위원장은 “다행히 2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대덕특구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나가 조용한 것이지 언론에 나가면 톱감 뉴스”라고 덧붙였다.이날 특허청의 패닉은 20여 국회의원들이 오후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의 현장방문을 위해 국감장을 빠져나간 뒤 벌어진 일이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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