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극동빌딩 전경.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극동건설 부도'가 포털 검색어 1위더라. 친지들도 다 알텐데 추석인데 고향에 내려갈 면목이 안 선다."(극동건설 직원)26일 극동건설이 입주한 충무로 극동빌딩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명절을 앞두고 1차 부도에 이어 최종 부도 여부를 눈앞에 둔 터라 직원들의 심적 부담은 커 보였다.높아진 법정관리 가능성이 그나마 대안이라는 분위기가 묻어난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오전에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협의를 했는데 만기 연장 쪽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면서 "어제 갚지 못한 150억원의 어음뿐 아니라 앞으로 돌아오는 것들도 많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다"면서 "오히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어음 1년 연장할 것을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회사의 건전성에는 더 좋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자구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구조조정 같은 후속절차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극동건설의 회사 사정은 지난해에 비해 현격히 나빠졌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액은 1조원 이상이었으나 올해에는 현재까지 6건의 수주밖에 하지 못했고 금액도 수천억원에 불과하다"면서 "이달 사임한 대표도 원래 계획대로라면 해외수주 30% 이상 늘리는 등 실적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그룹 차원에서도 CFO출신을 대표로 올리고 내부 관리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지주회사인 웅진그룹도 극동건설을 돕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탄탄하던 웅진그룹의 웅진씽크빅은 작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핵심 사업인 웅진코웨이는 이미 매각했다. 추가 계열사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룹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극동건설 관계자는 "올초 유상증자 1000억원을 지원하고 각종 지급보증도 서주는 등 웅진그룹에서 이미 도와줄 만큼 도와줬다"면서 "더 바랄 여지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론스타가 껍데기만 남겨놓은 채 수익을 다 챙겨간 후 웅진그룹의 품에서 다시한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몸부림쳐왔다"며 "이렇게 곤경에 처하게 돼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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