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인하폭 적어 효과 실종문의 늘었지만 구매는 없어[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효과가 기대에 못미칩니다.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지난 24일 오후 퇴근시간을 넘긴 시각에도 강남역에 위치한 현대차 전시장은 불이 환히 켜져 있었다. 딜러들이 추석을 앞두고 막판까지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잡아보겠다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탓이다. 지난 7~8월 판매대수가 예상보다 저조한 까닭에 9월 판매대수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추석 이후 남은 하반기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압박감도 크다.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는 신도림동에 위치한 한 현대·기아차 전시장과 르노삼성 전시장에서는 이따금 양복차림의 고객들이 퇴근길에 들러 새로 나온 신형 아반떼와 신형 SM3 등을 둘러보는 모습이 목격될 뿐이었다.
업계 딜러들은 지난 11일부터 정부가 침체된 내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30% 개소세 인하를 단행하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개소세 인하 이후 2주가량 지났지만 시장을 찾는 고객 수는 예년 대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고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신도림동에 위치한 현대차 전시장 한 딜러는 "판매대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달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다"라며 "특히 개소세 인하 이후 20~30% 정도 문의가 늘고는 있지만 직접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늘어난 소비자들의 문의 역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효과라고 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현대차 전시장 딜러는 "전체적으로 9월 판매가 지난해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개소세 인하효과보다는 회사 자체적인 프로모션의 영향이 크다"며 "인하효과는 연말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GM 전시장 딜러는 "지난 8월 대비해 판매는 그럭저럭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개소세 인하보다는 크루즈 무이자 할부 등의 자체적인 프로모션 덕이 더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인하 폭이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라 효과가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2008년 말부터 개소세 30% 인하에 이어 자영업자 소비세 환급, 10년 이상 노후차량에 대한 개소세 70% 인하 방침을 발표했던 시기보다 반응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 딜러들의 설명이다.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르노삼성 한 딜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2008년과 2009년 급격하게 침체된 내수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개소세 인하에 이어 노후차량 교체에 대한 조치가 있었던 시기와 비교해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고 있지 않다"며 "개소세 인하의 효과로 인해 계약대수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게 일선 딜러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수입차 전시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의 개소세 인하 발표 이후 신속하게 인하된 가격을 발표한 도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시기적으로 문의 건수와 계약 건수는 늘었지만 세율인하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도요타 전시장 한 딜러는 "개소세 인하로 긍정적인 영향은 기대한다"면서도 "회사측이 이미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면서 판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소세 인하 효과는 추석 이후의 추이를 살펴봐야 확실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 역시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100% 개별소비세 인하의 효과로만 볼 수 없기 때문에 증가폭을 정확하게 수치화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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