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세 가지 맛 '단맛, 쓴맛, 신맛'

주가 치솟았으나 동지에겐 쓴소리...아이폰5에 삼성 부품 탑재

-단맛, 주가는 치솟고..아이폰 5 공개 하루만에 사상 최고치-쓴맛, 동지에겐 욕먹고..애플 공동설립자 워즈니악 "특허訴 평결 동의 안해"-신맛, '두뇌'는 삼성 것..아이폰5 부품 벗겨보니 메이드 인 코리아[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권해영 기자]아이폰5 발표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5에 대한 증권가의 호평으로 1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그러나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삼성과의 특허 소송에 대해 쓴소리를 던지고, 아이폰5에 국내 부품이 지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플은 이날 하루 단맛과 함께 쓴맛, 신맛까지 고루 맛봤다는 평가다.◆애플의 단맛...주가 1.97% 상승=애플 주가가 아이폰5 공개 하룻만인 1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장중 한때 685.50달러(약 77만3580원)까지 치솟는 등 전일 대비 1.97% 상승한 682.9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애플의 기존 최고 주가는 지난 7일 기록한 680.44달러다. 시가총액도 6402억달러로 불었다. 애플 주가는 아이폰5 발표와 증권가의 호평 속에 오전부터 강세를 보였으며 오후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부양책 발표가 더해져 상승폭이 확대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새 아이폰의 혁신적 요인보다 매출 확대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그 동안 우려돼온 부품 공급 부족 사태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라진 것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캐피털은 보고서에서 "아이폰5의 출시 일정이 세계적으로 사상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게 매우 긍정적"이라며 "애플 주가는 4ㆍ4분기에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빌 쇼프 애널리스트도 "올해 연말까지 100개국에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 등 출시 일정이 종전보다 빨라져 부품 부족에 대한 일부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했다. 향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태블릿 PC 신제품 '아이패드 미니'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도 애널리스트들의 긍정적인 시각에 영향을 미쳤다. 바클레이스의 벤 라이츠스 애널리스트는 "조만간 추가 발표될 아이패드 미니와 맥 신제품이 남아 있어 애플은 이번 연말 쇼핑시즌에도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쓴맛...워즈니악 쓴소리=고(故)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공동 설립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의 완승으로 끝난 미국 배심원 평결에 대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내뱉었다.워즈니악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삼성-애플의 특허 소송과 관련된 미국 배심원들의 평결이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평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애플이 인정받은 특허는) 너무 작은 것들이어서 혁신적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꼬집었다.워즈니악은 잡스와 함께 1976년 애플을 창업해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 애플1을 개발한 주역이다. 이후 애플2, 매킨토시 등을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애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런 그가 이번 소송에 쓴소리를 내뱉은 것은 특허 소송으로 인한 기술 발전의 퇴보를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즈니악은 "다른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돈을 들여 기존에 특허권이 있는 제품의 특허를 사용해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형태로 가고 있다"면서 기업의 혁신이 특허 제도 안에 갇히고 만 세태를 비판했다.워즈니악의 소송전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방한 당시에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돈이 많은 회사여서 앞으로도 계속 특허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특허가 너무 남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워즈니악은 "모두가 특허를 교환하는데 동의하고 누구나 기술을 쓸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양측이 법정 밖에서 화해를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애플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이폰5에 대해서는 "애플이 중요한 발걸음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제품을 직접 구입해 사용해보고 판단하겠다"며 구체적인 평가는 유보했다.◆'벗겨보니 메이드 인 코리아?'...애플의 신맛=삼성전자와 특허 소송 중인 애플이 아이폰5의 '두뇌'를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에서의 설전과는 달리 아이폰5의 핵심 기술은 삼성전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와 메모리도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로부터 각각 공급받았다. '혁신'이 빠진 아이폰5가 그나마 하드웨어 성능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한국산 부품의 기술력 덕분이라는 분석이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5의 특징인 얇은 두께, 가벼운 무게, 빠른 속도 등을 구현하는데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의 힘이 컸다. 삼성전자는 속도, LG디스플레이는 두께의 개선을 이끌었다. 필립 실러 애플 부사장이 아이폰5 발표 행사에서 강조한 'A6'는 삼성전자가 공급했다. A6는 아이폰5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필립 실러는 A6 탑재로 아이폰5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아이폰5의 장점으로 이어진 셈이다.아이폰5가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폰 중 가장 얇은 두께를 구현한 데는 LG디스플레이의 역할이 컸다. LG디스플레이가 인셀방식을 적용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면서 아이폰5의 두께는 7.6mm로 전작보다 18% 가량 얇아졌다. 기존 방식에서는 LCD 패널과 터치 패널 사이에 뜬 공간이 있지만 인셀 방식에서는 두 패널을 붙인다.이밖에도 국내 업체들이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이 공급한 카메라는 아이폰4S보다 25% 작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등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을 설계하고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애플의 뛰어난 설계 기술이 바탕이 된 것이지만 메이드인 코리아 부품이 없었다면 아이폰5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폰5의 하드웨어 강화에 국내 기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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