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사상 첫 여성회원 가입이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마스터스의 개최지이자 '금녀(禁女)'의 집으로 유명한 이 골프장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여성사업가인 달라 무어를 회원으로 승인했다. 마스터스 후원사인 IBM 최고경영자(CEO)의 회원 입회 논란이 출발점이 됐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후원사 CEO에게 회원 자격을 주는 관례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로메티 CEO는 여성이란 이유로 거부됐다. 여성단체와 진보진영의 꾸준한 압력이 더해졌고, 결과적으로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굴복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하튼 여성에 대한 골프장의 차별문제는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국내에도 여성만이 거래할 수 있는 '여성회원권'이 있고, 여전히 여성 회원가입이 제한되는 골프장도 존재한다. 골프장 문화의 상당 부분이 그렇듯이 여성의 골프 제한이라는 개념도 일본식 골프장 경영에서 도입됐다. 역사가 길고 독창적인 골프 문화를 정착시켰던 일본이지만 의외로 '여성 불가'를 내세우는 골프장 많았다. 남성우월주의 분위기 탓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여성회원권 제도를 운영하는 골프장들은 오히려 전통이 오랜 곳이다. 신설골프장들이 여성관련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점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골프장에서는 여성회원 수 제한에 대해 라커 등 전용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70년대나 80년대는 사실 남성에 비해 여성 골프인구가 현저하게 적다보니 시설이나 운영이 남성 위주로 조성됐다. 하지만 운영 실태가 좀 의아스럽다. 여성전용시설이 부족하다면 입장객 수도 조절해야 하지만 공개적으로 여성 입장을 제한하는 골프장은 아직 본 적이 없다. 골프장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여성골퍼의 경기 진행이 느리다는 이유로 남성회원들이 꺼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막연하게 전통을 유지하려는 관행과 변화를 싫어하는 관습도 더해진다. 그러나 여성회원권이 일반회원권보다도 훨씬 높은 시세를 유지하는 요즈음 상황을 보면 급증하는 여성골퍼의 위상을 재고해야 할 때다. 평일 입장객 확보를 위해 여성골퍼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실이 '여성회원권'은 '시한부'라는 생각이 든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사 sky@acegolf.co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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