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젊은 골퍼들입니다.프로선수나 지망생도 아닌 100% 순수 아마추어골퍼입니다. 이렇게 어린(?) 골퍼들은 프로가 아니고는 처음 만나봤습니다. 그러니 기억에 오래 남는 게 당연하지요. "골프를 좀 일찍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아버지와의 취미를 맞추기 위해 입문했다고 합니다. 마음도 참 예쁩니다. 예쁜 마음만큼이나 요새 어린 친구들과 달리 골프장에서의 매너도 수준급입니다.골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코스에서의 행동은 저희 캐디들이 꼽는 '매너 골퍼님'들 못지않습니다. 이제 막 스코어에 집착할 시기도 된 듯 한데 골프를 너무나 재밌게 즐기면서 코스도 아껴줍니다. 그런 어린 골퍼들의 모습에서 그들 아버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분명 말할 필요도 없이 멋있는 골퍼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 어린 골퍼들 역시 나이가 들면 그들 아버지와 같은 모습이 되겠죠. 캐디로서는 생각만 해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저희도 캐디 이전에 사람인지라 고객들 때문에 붙이는 마음 속 반창고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이런 반창고를 떼어 주는 것 역시 고객들이죠. 이런 어린 고객들 같은 골퍼들 말입니다. 캐디라는 직업을 가진데 대해 자부심까지 느끼게 만들어줍니다. 전에 붙인 마음속의 반창고도 모조리 떨어졌습니다. 진심을 보여주면 그들도 진심으로 받아주는 까닭입니다. 첫 홀부터 '궁합'을 맞춰 보자며 캐디를 시험하고, 고객과 생각에 맞지 않다 싶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캐디로 만드는 고객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캐디와의 궁합을 맞춰보기 이전에 마음부터 활짝 연다면 오늘 만난 어린골퍼들처럼 마냥 웃으며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음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면 캐디를 떠나 공과의 궁합이 절로 맞을 겁니다.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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