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홈플러스가 4개 매장을 매각해 6000억원 현금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자금 압박설이 제기되고 있다.업계는 신규 투자 비용에 상당한 자금을 사용한 홈플러스가 최근 정부의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휴일 영업규제로 인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알짜 건물을 파는 것이라는 관측이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서울 영등포점, 금천점, 경기 동수원점, 부산 센텀시티점 등 4개 매장을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 backㆍ매각후 재임대) 방식으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부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매각한 뒤 건물을 다시 장기 임대 형식으로 임차해 영업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임대료를 제외한 금액만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사업보고서(회계연도 2011년3월~2012년2월)에 따르면 이들 4개 점포의 토지 및 건물의 장부가액은 2035억원. 실제 거래되는 부동산 가격은 장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보다 3배가량 많은 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홈플러스가 이 같은 자금 확보계획을 발표하면서 돈의 용처에 대한 의문을 갖는 시선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영업규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가 '자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지난해 홈플러스의 매출은 6조9649억원, 영업이익은 4241억원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서 대형마트의 영업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격감했고,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매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영업손실이 상당하다는 것.홈플러스는 전국에 대형마트 가운데 24시간 영업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 129개 매장 가운데 70여개 매장이 24시간 영업을 했지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계정으로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매장이 24시간 영업을 못하게 됐다.또 지난 7일 기준 전체 129개 가운데 108개(83%) 매장이 의무휴업을 진행하는 등 휴무 매장도 이마트(65%), 롯데마트(72%) 보다 더 많았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업 손실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새로운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홈플러스는 올해만 5개의 점포를 신규 오픈했고, 부산 반여동 등에 새로운 대형 마트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총 1조2267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그 가운데 지난 회계연도까지 7949억원을 투자했고, 올 회계연도(2013년 2월까지)에 4318억원의 투자금액이 남아있다. 매장 오픈을 준비하다가 지연된 것도 자금 유동성에 압박을 가져왔다고 업계는 관측했다.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매장 오픈 시기가 지연되면서 영업을 통해 거둬야 할 이익이 모두 손실로 잡히게 됐다는 것.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인한 손실, 과도한 투자, 출점 지연으로 인한 손실 등이 홈플러스의 자금 유동성을 악화 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며 "매각을 통해 확보한 6000억원을 이용해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홈플러스 관계자는 “금번 세일앤리스백은 출점 및 영업규제 등으로 인한 손실 혹은 자금유동성과는 무관한 것이며 테스코그룹의 부동산 개발 전략에 맞춰 해외 사업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선진금융기법”이라고 강조했다.한편 홈플러스는 JP모건을 매각 후 재임대를 위한 주관사로 선정됐고, 오는 20일 전후로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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