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구 5000만 시대의 과제

우리나라 인구가 내일 5000만명을 넘어선다. 이로써 한국은 1인당 소득 2만 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 이른바 '20-50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20-50클럽은 적정 인구를 유지하면서 국가의 부를 늘린 강대국의 상징으로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6개국뿐이다. 우리도 그들과 같이 강국의 반열에 서는 것이다. 20-50클럽 진입의 의미는 크다. 2차 대전 이후 독립국 가운데 20-50클럽에 진입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외국의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예도 한국밖에 없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과 6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며 주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 같은 활력은 인구 5000만명 시대 이후에도 계속될 것인가. 낙관할 수 없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저출산ㆍ고령화의 덫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최근 합계 출산율은 1.23명으로 대체출산율 2.1명에 크게 못 미친다. 5000만명 시대는 33년간 지속될 뿐이라는 게 통계청의 예상이다. 총 인구는 203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당장 2016년부터 줄어든다. 2040년에는 2010년의 80.2% 수준까지 떨어진다. 특히 핵심 생산가능인구(25~49세)는 이미 2010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반면 고령화 속도는 가파르다. 고령 인구는 2017년 유소년 인구를 넘어서고 2060년에는 유소년의 4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장 동력이 떨어질 게 뻔하다.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인복지 비용이 불어난다면 재정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저출산ㆍ고령화가 가져올 재앙을 막고 어떻게 하면 경제를 풍부하게 하고 사회의 질적 변화를 이룰 것인가를 고민할 때다. 무엇보다 출산율을 높여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이를 통해 적절한 수준의 성장 동력과 국부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동시에 여성과 고령층 노동력의 활용 방안, 기술 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동 이민 허용 등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체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구 5000만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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