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서기 2036년 6월15일 오전 8시. 직장인 김수진(27·가명)씨는 샤워를 하고 나서 오늘의 의상을 뿌린다(?). 형태가 있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스프레이를 분사하면 내 몸에 꼭 맞는 의상을 만들어 입는다. 남다른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김씨는 오늘 기분에 꼭 맞는 의상을 본인 스스로 뿌려 입었다. 스프레이만 들고 출근을 하면 오후 약속에는 또 다른 의상을 만들어 입을 수 있다. 김씨는 “오전과 오후, 때와 장소에 따라 또 사람에 따라 의상을 순식간에 바꿔 입을 수 있게 돼 스프레이 의상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서기 2020년 직장인 박주혁(32·가명)씨는 꿈에 그리던 아이언맨 슈트를 100만원에 구매했다. 한 방산업체가 개발한 '아이언맨 슈트'는 몸에 장착하면 평상시보다 17배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에는 군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일반인들이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나왔다. 5년 전만 해도 1억원이 넘는 고가였지만 한 패션회사가 이 방산업체와 기술제휴를 통해 아이언맨 슈트는 대중화를 이뤄냈다. 박씨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과격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일들이 가능할 만한 '스프레이 온 페브릭' '아이언맨 슈트' 기술들은 이미 개발된 상태다. 미래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패션을 걸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할 전망이다.22일 삼성패션연구소는 '자연' '지속가능성' '환경' '재활용' 등을 주요 테마로 한 다양한 미래패션을 소개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패션에도 많은 변화가 도래하게 되는데 전반적인 미래 트렌드는 인간이 살아가야 할 환경을 생각하는 '자연(Nature)' '지속가능(Sustainable)' '환경(Eco)' '재활용(Recycle)'이 주된 테마로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천연 소재, 에콜로지 스타일에 기술적인 발전이 결합된 새로운 발상들이 나타날 전망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천연 소재, 재활용 소재의 비약적인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녹차, 효모, 박테리아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한 '바이오구뛰르', 스프레이처럼 뿌리기만 하면 되는 '스프레이 온 페브릭', 몸에 부착하면 17배의 괴력이 솟아나는 '아이언맨 슈트' 등 다양한 소재의 새로운 패션이 등장할 전망이다.자연재해를 수반하기도 하는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스타일, 소재, 철학 등 모든 면이 패션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된다. 시즌리스 스타일, 이상기온 대응 제품 및 소재 개발 등으로 패션은 진화할 전망이다. 갑작스러운 기상이변도 패션 산업 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다. 원자재의 수급 및 생산 과정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직접적인 영향은 당연하며, 패션 비즈니스의 핵심적인 특성인 시즌별 구분이 갈수록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패션에서는 극한의 날씨에 대비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의 사용이 두드러지며, 패션의 시즌 구분이 갈수록 무의미해진다”고 설명했다.그는 “업계에서도 환경 보호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만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디자인과의 결합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트렌디하게 해석된 친환경 제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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