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빙수가 최고 10배 가량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호텔의 3만2000원짜리 애플망고빙수(세금·부가세 별도)
얼음과 에스프레소 등을 함께 넣고 갈아 '프라프치노'로 재해석한 빙수부터 얼음 대신 우유를 넣고 갈아 눈꽃빙수, 밀크빙수라는 이름으로 고급화를 꾀하면서 가격도 천지차이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빙수는 최저 3500원에서부터 최고 3만8000원에 이르기까지 10배 정도 차이가 났다. 이러한 가격차는 얼음이 갈린 상태, 얼음의 재료, 빙수 위에 올려진 토핑 등에서 비롯됐다.먼저 3500원짜리 빙수는 롯데리아에서 판매하는 곡물팥빙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옛날팥빙수(3000원)와 과일빙수(4500원) 등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해 선보였지만 올해는 견과류를 넣고 곡물맛을 강조했다. 제빙기에서 갈린 얼음 위에 팥과 해바라기씨, 호박씨, 아몬드 등 세 가지 견과류를 담고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와 매장에서 콘으로 판매하는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얹어 전체적으로 고소함과 달달함을 가미했다. 패스트푸트점에서 판매하는 팥빙수의 특성상 과일은 통조림에 있는 후르츠 칵테일이 전부이지만 가격대비 만족도는 높아 판매는 전년대비 23%가량 증가했다.똑같은 가격대인 KFC의 더블베리 팥빙수는 실제 블루베리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럽만으로 맛을 내는 타사의 제품들과는 달리 실제 블루베리와 딸기를 넣어 과일 본연의 맛과 식감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가장 저렴한 패스트푸드점의 팥빙수와 무려 10배가 가격차이가 나는 빙수는 바로 호텔 빙수. 국내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빙수는 1만5000원에서 3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세금ㆍ봉사료 10%씩 따로 붙기 때문에 실제 내야하는 돈은 2만원대. 이 중에서도 가장 비싼 빙수는 서울신라호텔 바&라운지 '더 라이브러리'에서 판매하는 애플망고 빙수다.지난해 처음 출시한 애플망고 빙수는 2만9000원에서 올해 3만2000원으로 인상했다.여기에 세금ㆍ봉사료까지 합치면 가격은 3만8720원이다. 국내 직장인들 평균 점심값이 6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빙수 한 그릇 가격치고는 상당히 비싼 셈이다. 가격이 세지만 그만큼 원재료에 특별히 신경썼다는 게 호텔 관계자 설명이다. 물을 얼린 얼음이 아니라 우유와 연유를 얼린 얼음을 사용해 대패처럼 밀듯이 곱게 갈았고 훅훅 불면 꺼질 것 같은 눈꽃빙수 위에 애플망고를 통째로 썰어 올렸다. 팥 역시 호텔에서 직접 쑨 것을 사용, 단맛은 망고에서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많은 재료를 섞지 않고 애플망고 단일 재료를 위주로 구성해 본연의 맛을 최상으로 살렸다"면서 "출시하기도 전에 여기저기에서 문의가 들어왔으며 이른 오후 시간에는 하루 판매분이 일찌감치 동이 나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한 일본 고객은 고객 게시판에 "작년에 맛본 더 라이브러리의 애플망고 빙수를 잊지 못해 올해 이걸 먹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고 한다"며 언제부터 판매하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차례로 KFC, 롯데리아의 3500원짜리 팥빙수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빙수 가격이 업장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만 재료 그대로만 가격을 따지기보다 업장의 성격, 이를테면 호텔이라는 로열티와 커피전문점의 경우에는 브랜드 가치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빙수 한 그릇에 4만원 돈 하는 것은 사실 좀 비싼 것 같긴 하다"고 전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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