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가정신 살려 신성장 동력 찾아라

철강ㆍ석유화학 등 우리 주력 산업이 쇠약해진 가운데 새로운 성장산업의 발전 속도는 더디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어제 내놓은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한 뒤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생명공학ㆍ환경공학ㆍ문화콘텐츠가 주력 산업의 대안이 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주력 산업이 흔들리는 것은 수치로 입증된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34개 주요 상장기업의 1ㆍ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26조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으나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자동차를 제외하자 16% 감소했다. 포스코는 41%, LG화학은 45%, 두산인프라코어는 23% 감소했다. 전통 주력 산업인 철강ㆍ화학ㆍ기계업종 간판 기업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전자ㆍ자동차가 선전한다지만 제품 경쟁력 못지않게 고환율 덕이 크다는 점에서 안심하고 있을 처지는 못 된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 위축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중국 등 신흥 공업국이 맹추격하고 있다.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5%에서 지난해 2.8%로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3.6%에서 9.3%로 5.7%포인트나 뛰었다. 주력 수출산업의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정보기술(IT) 등 첨단제품 시장도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다.  신흥 공업국의 도전에 맞서는 기업들의 자세가 과거에 비해 소극적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불모지에서 산업을 일군 도전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창업 1세대에서 2ㆍ3세 경영체제로 바뀌며 기업가정신이 현저하게 약화됐다. 공격적 경영보다 수성에 바쁘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보다 안전한 기존 아이템을 좇는다.  한 나라 경제가 지속 성장하려면 자본과 기술을 갖춘 큰 기업이 주력산업을 이끄는 가운데 연관산업이 혜택을 보면서 중견ㆍ중소기업이 고루 발전해야 한다. 먼저 대기업 경영자들이 기업가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찾아야 한다. 정치권은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지 않도록 정치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정치권력이 포스코 등 민영화한 기업의 인사나 의사결정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믿을 것은 우리 스스로의 기술력과 도전정신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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