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복·엑스레이 검출기…반도체 회사도 울고 갈 파리바게뜨-허영인 회장 ‘품질경영’ 그대로 반영…SPC그룹 임원들도 철저하게 통제[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맛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며 '의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평택 공장. 마치 반도체 공장 근무복을 연상시키는 위생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근무자들은 얼굴 전체를 위생모와 마스크로 감싸고 신발 세척대, 오토바디클린시스템 등의 관문을 거쳐야 공장으로 들어설 수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품질에 대해 무서우리만큼 철저하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파리바게뜨 까오탕점을 방문해 현지인들에게 직접 "빵 맛이 어떠냐?"고 물으며 잘 구워진 빵을 구분하는 법 등을 조언했을 정도다. 평소에도 매장을 찾아 빵 하나하나를 뜯어보고 맛보고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품질에 있어서 업계 최고가 되겠다는 허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다. 꼼꼼하다 못해 투철한 허 회장의 '품질경영' 철학은 빵 공장에서부터 시작된다. 2004년 설립된 파리바게뜨 평택공장은 7만6304㎡(2만3000평)의 부지에 공장 규모만 5만2237㎡(1만5802평)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빵 공장이다. 전국 3000여 매장으로 공급되는 일평균 210톤의 생지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식품안전의 최전선에 있다보니 공장 자체 관리도 까다롭다.우선 공장 진입은 제한된 인원만 허용된다. SPC그룹 임직원이라 하더라도 사전 협의를 통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생산라인 내부로의 진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마치 반도체 공장 근무복을 연상시키는 위생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근무자들은 얼굴 전체를 위생모와 마스크로 감싸고 신발 세척대, 오토바디클린시스템 등의 관문을 거쳐야 들어설 수 있다. 제조 공정은 더 까다롭다. 제빵원료가 되는 정백당, 전지분유, 천일염 등 20여 분말 재료가 투입되는 사일로 입구에는 미세 이물질까지 걸러낼 수 있는 조밀한 거름망과 금속성 물질을 골라내는 분체원료거름장치가 설치돼있다. 여기서 각종 원료에 포함된 이물질이 걸러진다. 뿐만 아니라 각 성형 생지라인 컨베이어에는 공항검색대에서나 볼 수 있는 X-ray 검출기가 설치돼 있어 플라스틱ㆍ돌ㆍ금속ㆍ비철ㆍ기타 고밀도이물질을 거른다. 특히 빵 모양을 만드는 정형반과 포장 공정이 이뤄지는 포장반에 금속검출기가 각각 한 대씩 갖춰져 있어 이물질이 발견되면 즉시 비상 경광등이 번쩍이며 자동으로 차단된다.SPC그룹 관계자는 "종합식품기업으로서 SPC그룹은 생산 현장이든 일반 매장이든 가장 첫 번째로 보는 것이 위생상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평택공장은 처음 설계할 때부터 해썹(HACCPㆍ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에 적합토록 설계했다. 재료 배합부터 제조 공정, 배송까지 위생관리 철칙에 따라 꼼꼼히 관리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평택 공장에는 창문이 많지 않다. SPC그룹 관계자는 "외부의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벽돌 100개를 일일이 쪼개어 쌓기보다 그만한 크기의 콘크리트판 하나를 통째로 붙이는 식으로 공장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지난 2008년 4월부터는 매월 정기적으로 각 사 대표 및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식품안전회의'를 운영, 식품안전업무를 실무 차원에서 경영 차원으로 승화시켜 전 그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식품안전회의를 통해 SPC그룹의 각 계열사는 다양한 클레임ㆍ식품안전 이슈 해결 사례를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통합적인 식품 안전관리를 위한 시너지를 창출 하고 있다.그룹 내 최고위층이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SPC식품안전회의를 통해서 제기된 문제점들은 조속히 개선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점포 내 위생문제 개선을 위해 '제조기사 위생뱃지 달기 캠페인'을 벌였는데 이 결과, 그룹 내 식품안전 및 위생 클레임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약 30% 감소했다. 특히 식품이물 사고에 대한 개선 대책으로 매년 약 50억 원을 들여 각 사업장에 이물 제어 장비 재정비ㆍ입고검사ㆍ공정검사ㆍ출고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진 과학적 안전진단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5000여개의 직ㆍ가맹 점포에 대해 위생안전 점검팀을 운영, 매일 점포 점검 지도를 하고 있다.이 관계자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제과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품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식품기업으로서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그 당연한 기본을 지키는 정도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제과제빵 1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곤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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