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철 작가와의 대화
신 화백은 소나무 작품을 그릴 때 현지 흙을 재료로 자주 활용하는 작가다. 그가 강원도 영월의 단종 유배지였던 청령포에서 “관음송을 떨리는 손으로 그려 넣고 ‘흙 좀 가져가도 될지’를 부탁드림에 허락 하시지 않아 다시 뭍으로 나와 바라보니 그때서야 들어오라 해 겨우 완성했노라”던 일화는 흥미롭다.그의 화면이 절제되고 맑다는 것은 선천적으로 화가로서 타고난 도량(度量)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작품 속 논두렁이나 소나무 그늘아래 맨발로 슬쩍 비켜 앉아있노라면 불어오는 바람에 가슴 깊숙이 저민 고뇌(苦惱)와 만나게 된다. 꿈과 아픔, 찬가와 비가의 흐름이 한 공간에 공존한다는 것은 작품이 살아 있다는 반증인데 이는 ‘나’를 버림으로써 드넓고 끝없이 열어놓은 결 위를 오가는 무르익은 소통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과 다름 아닐 것이다.화백은 과거, 현재, 미래를 찾아 길을 떠나고, 만나고 묻는 사람이다. “내면의 핏줄, 마음까지 담아내기 위해 마음을 헹구러 오늘도 새벽 숲길에서 길을 물어 본다”는 그가 추구하는 것은 우리 산야의 생명성이다. 실경의 현장에서 선인과 자아를 만나고 가르침을 얻는 기쁨이 작품 저 깊숙한 곳곳에 싱그러운 물줄기로 흐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바로 이 ‘헹굼’의 항상성(恒常性)이 그를 오랫동안 신선한 관점의 깨어있는 붓놀림으로 이끌 것이다.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을 나온 한국화가 현송(玄松) 신동철 작가는 갤러리 팔레 드 서울, 당대미술관(북경, 중국), 궁동갤러리(광주) 등에서 개인전을 19회 가졌다.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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