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3급, 시각장애 2급 최동익 "인생은 마라톤"경증·중증, 나이별로 장애인 정책 달라야 일침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지체장애 3급, 시각장애 2급. 선천성 장애가 아니다. 한 살때 주사를 잘못 맞아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두 다리가 불편해졌다. 처음부터 뛰고 달릴 수 없었다. 9년 뒤에는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됐다. 글을 읽을 수 없었다. 사람 얼굴도 잘 알아볼 수 없었다. 중복장애로 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이 모든 일이 열 살이 되기 전에 일어났다. 19대 국회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최동익(50) 당선자의 이야기다. 최 당선자는 장애인 대표로 비례대표 2번을 받아 당선돼 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그는 다리가 불편하고 눈이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 맘껏 달려본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복 장애를 앓은 만큼 모든 것이 더뎠다. 공부도 취업도 남들의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모두가 달릴 때 그저 묵묵히 내 길을 걸어왔다"면서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이 길도 내 페이스로 4년 동안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당선자는 19대 국회에 들어가면 장애인 정책의 선진화를 구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에게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부처이기주의 해소'와 '경증ㆍ중증 장애인 맞춤형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장애인 정책을 다루는 부처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완성해 나가는 곳이 없다"며 "부처 간 교통정리를 통해 18세 미만의 장애인은 교육부가 그 이상은 보건복지부가 맡아 끝까지 책임지고 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 그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마음(정신)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은 구분돼야 한다"면서 "신체 장애인에게는 자립과 고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고 정신지체 장애인에게는 치료와 재활,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대에 뒤떨어진 시계수리공 같은 교육만 시키는 직업훈련소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장애인들의 자립을 도울 수 없다"면서 "대학이라는 제도권 내에서 이들을 품고 자립성을 키워줘야 한다"고 일갈했다.희망하는 상임위를 묻자 그는 "처음에는 보건복지위에 가서 지금까지 제가 밖에서 외쳤던 것처럼 장애인들의 수많은 외침을 듣고 해결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의 완성은 문화복지라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후반기에는 문방위에 가서 장애인들을 위한 문화복지를 구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최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의 각오'를 묻자 "지금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지만, 제 페이스대로 의정활동을 펼쳐 4년 후에는 당당히 다시 평가 받겠다"며 "지켜봐 달라. 묵묵히 장애인과 함께 장애인을 위해 꼭 완주하겠다"고 답했다.김종일 기자 livew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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