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카페·일본만화 문제 없어요'
신촌살인사건 가해자 이모(16)군과 홍모(15)양이 코스프레 모델로 나선 모습.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대학생을 칼로 40여차례 찔러 살해한 신촌(창천동)대학생 살인사건이 코스프레(코스튬플레이)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 사령카페 등과 연관됐음이 알려지며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만화 애호가들은 "나약한 정신을 가진 이들이 빚은 참극일 뿐 만화나 오컬트문화 자체를 문제삼는 건 곤란하다"고 말한다. 을지로에서 만난 회사원 P씨(37)는 "허영만 화백이 예전에 그렸던 대본소 만화 '흑기사'에는 잔인한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는 내용이 나온다"며 "그런 만화나 해적판 일본만화를 보고 자랐지만 별문제 없었다. 항상 이런 일(신촌살인사건)이 터지면 정부는 만화나 소수의 매니아 문화를 무조건 단속하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애들을 컴퓨터 게임 외에는 별다른 즐길거리를 주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각박한 현실에 있다"고 일침했다.회사원 J씨(32)는 재패니메이션을 즐겨보는 매니아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다. 그중에는 상당히 선정적이고 잔인한 것도 있다"며 "하지만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한 J씨는 페이스북 친구만 해도 500명이 넘는다.주부 P씨(40)는 "1980·1990년대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다. 친구들이랑 '분신사바 오잇떼구다사이'라고 귀신부르는 주문을 외우는 등 오컬트 문화가 인기였다"며 "살인은 정말 용서할 수 없지만 애들을 외롭게 만들고 잔인하게 만든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대문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K(15)군은 "저도 코스프레를 좋아하고 사령소환 같은데 관심이 많지만 그런것과는 정말 별개의 문제다. 기자들이 자꾸 (사령카페 등에 문제가 있다고) 몰아간다"고 분노했다. 그는 "이번에 살해사건 낸 애들 정말 X같은 것들이다. 싸그리 사형시켜야 된다. 가족들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라며 "게다가 더 화가 나는 건 제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그놈(가해자 이군)이 따라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령카페 구성원들은 장기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다 보면 일종의 신념상태로 그런 내용들을 믿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사령카페가 사이비종교화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학교가 제대로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을 못 시켜주니까 지금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아주는 카페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니까 카페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가치체계를 그대로 내면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한편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는 '사령카페'가 이번 사건에 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이같은 카페에 대해 감시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온라인뉴스부 박충훈 기자 parkjovi@ⓒ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