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전(前) 미국 아시아개발은행(ADB) 대사가 이제 일본 재무부 관계자들이 ADB 총재가 되는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전 ADB 미국대사를 역임했던 커티스 친(Curtis S. Chin) AIT 선임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총재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논란이 ADB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며 일본 재무부 관계자가 ADB의 총재로 선임되는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내놨다.친 전 대사는 지난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가 성추문건으로 총재직을 사퇴하고 프랑스의 재무장관이던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사상 최초의 여성 IMF 총재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아구스튼 카르스텐스 멕시코은행 총재가 2파전을 벌였으며, 몇 주 전 김용 다트머스 대학 총재가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은행 총재 선출되는 과정에서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경합을 벌였던 사례를 환기시키며 이와 유사한 일이 ADB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동안 IMF는 유럽인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인이 맡는 것이 관례로 잡은 것처럼 ADB에서도 일본인이 총재가 되는 것이 관례처럼 자리 잡아왔다. 1966년 와타나베 타케시 ADB총재를 시작으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까지 현 ADB 총재까지 그동안 8명의 총재가 있었지만 이들은 전부 일본인들이다. (도표참조)
출처 : 한국 기획재정부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기준으로 ADB는 일본과 미국이 각각 ADB 전체 지분의 12.82%를 보유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역외국가인 미국은 그동안 일본이 ADB를 이끄는 것에 대해 만족을 표해왔다. (참고로 한국은 ADB의 4.34%의 지분을 지녔으며, 중국은 5.47%, 인도 5.38% 호주는 4.9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ADB의 양대 최대 주주가 밀어주다보니 ADB 총재는 일본인의 전유물이 되어 왔다.친 전 대사는 그동안 ADB는 아시아 지역내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구로다 현 총재 아래서 ADB의 자본금도 550억달러에서 1650억달러로 늘리는 등 여러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ADB 총재가 일본 재무부 또는 재무부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로만 선임되는 구조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능력과 자격을 갖춘 보다 다양한 인물들이 ADB의 총재 후보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친 전 대사는 현재의 구도대로 앞으로도 총재직을 선출할 경우 아시아 지역내의 강국인 중국과 인도 등에서도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면서 정치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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