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지분매각 실패에 자사주 매입으로 무게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삼성에버랜드의 지분 매각을 놓고 삼성이 그룹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에 개인주주 참여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장학재단이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에 실패한 데 이어 삼성카드도 금융산업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시장에 팔아야 하는 에버랜드 지분을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에버랜드에 넘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삼성 관계자 등의 발언 등을 고려하면 그룹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에 관리가 힘든 개인주주를 두지 않겠다는 삼성 측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학재단의 삼성에버랜드의 지분(4.25%)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자 4월 중 에버랜드 보유 지분 3.64%를 매각해야 하는 삼성카드에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카드는 금산법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현재 8.64%에서 오는 26일까지 5% 이내로 낮춰야 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투자자를 적극 물색하고 있지만 에버랜드 주식과 같이 상장이 전제되지 않은 비상장주식, 특히 배당이 없는 주식은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투자 요건인 투자 유동성과 수익성을 충족하기 어려워 투자 검토 대상조차 될 수 없다는 투자자 반응을 접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학재단의 공개매각이 실패한 것도 이 같은 점을 명확하게 확인시켜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 중 17%를 7739억원(주당 182만원)에 KCC에 매각한 바 있다. 이처럼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어려움을 겪자 시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가 자사주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부터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비상장사도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자사주 매입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권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장학재단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예비입찰 하루 전날인 지난달 7일 삼성에버랜드를 상당기간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매각주관사인 동양증권 측은 “KCC에 매각한 주당 182만원 이하로는 매각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아 할인가능성을 완전히 배제, 가격 매력을 낮추기도 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할 수 있는 기회였던 장학재단의 공개매각 유찰, 삼성카드가 매각 시한이 촉박한 상황에서 투자자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점, 상법 개정안 시행으로 삼성에버랜드가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분위기상 삼성에버랜드 쪽에서 이들 지분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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