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바꿔도 앱 로그인 정보 그대로… 이통사 대책마련 부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주부 이정미 씨는 최근 남편이 쓰던 최신 스마트폰을 받았다. 유심칩만 갈아끼우면 내 폰처럼 쓸 수 있다는 남편의 설명에 스마트폰 유심칩을 빼 갖다 끼우고 전원을 켰다. 휴대폰에는 남편이 쓴 앱들이 깔려있었다. 금융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눌러보니 자동 로그인이 되며 자신도 모르던 남편의 카드사용 내역이 주루룩 떴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고도 자동 로그인이 되도록 설정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많지만 이는 개인정보보호 취약지대에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꼴이다. 휴대전화를 분실하거나 초기화 하지 않고 양도한 후에 누군가가 유심칩을 갈아끼워 앱을 실행하면 내가 자주 사용하던 앱이 자동 로그인 되는 걸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30일 KT는 '자동 로그인'과 '유심 이동시 개인정보 보호'에 무신경한 이용자들을 위해 대책을 내놓았다. KT는 자사가 판매하는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자동로그인 기능을 설정할 때 위험하다는 안내를 강화하고, 이중 잠금 기능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만들었다. KT는 이에 더해 내 휴대폰의 유심이 바뀌면 자동로그인 기능이 바로 해지되도록 했다. 또한 다른 사람이 내 것과 동일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동시에 같은 앱을 실행하면 앱 사용이 자동으로 차단되도록 했다. KT가 전산시스템과 연동해 이같은 기능으로 정보보호를 할 수 있는 앱의 종류는 KT가 제공하는 앱인 '올레 네비게이션', 증강현실 앱인 '올레 캐치캐치', 금융앱인 '올레 클럽베프' 음악서비스 앱인 '지니(Genie)'에 한정된다. KT는 앞으로 이용자들이 앱 업데이트만 하면 이 기능이 자동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원격으로 내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도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 키퍼 서비스'로 자사 고객이 휴대폰을 분실하면 타인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원격으로 스마트폰 화면, 와이파이 접속, USB연결을 잠그고 주소록, 통화이력, 멀티미디어 파익, 메시지, 이메일 등을 비롯한 내외장 메모리에 담긴 각종 정보를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키퍼 이용료는 무료이며, 가입은 전국 SKT 대리점과 고객센터, T월드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KT도 지난해 스마트폰 분실을 대비하기 위해 '올레 내폰찾기' 앱을 자사 고객들이 다운받아 쓸 수 있도록 했다. 이 앱을 다운받아 놓기만 하면 고객이 휴대폰을 잃어버린 후 올레닷컴에 접속해 분실된 단말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LG유플러스는 별도의 개인정보보호 조치는 없다. 휴대폰을 분실하면 폰의 위치를 확인하는 내 폰 찾기 서비스와 유심의 카드결제 기능을 정지시키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개인정보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를 다양하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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