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은 한채만 가능.. 법규상 공백이 부른 '특혜논란'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세종시로 이전하는 공무원은 청약을 통해 두 채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비해 일반인은 청약통장을 통해 한 채의 주택만 분양받게 돼 있어 특혜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법상 공백으로 인해 나타난 문제라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13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로 이전해가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소속 종사자들은 특별공급을 통해 두 채까지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서 제한 규정을 두지 않아서다. 공무원 등은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특별공급으로 1회, 일반인 특별공급으로 1회를 각각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같은 허술한 규정으로 인해 실제 세종시에서 작년 공급된 민영아파트 두 채를 분양받은 공무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금융결제원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규상 충분히 두 채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어 사실을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공무원이 두 채를 분양받는 구조는 '국민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19조의3에 의해 세종시 민영 아파트의 특별공급에 당첨된 후, 다른 민영 아파트 일반인 특별공급에서 노부모 부양 또는 다자녀에 당첨되는 형태다. 현재 무주택 세대주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더구나 재당첨제한 규정이 내년 3월말까지 연장됨에 따라 청약통장을 만들면 다시 1순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주택 두 채 분양은 세종시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에서도 가능하다.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같은 방식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일반인들은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두 채의 주택을 당첨받을 수 없게 원천봉쇄돼 있다. 정부가 청약제도를 도입한 1978년 이후부터 1명에게 1채의 주택만 공급될 수 있도록 운용해온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법조문을 살펴보면 두 채를 분양받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가 아니다"며 "이전기관 종사자들의 정착을 위해 혜택이 필요하지만 세종시의 경우 분양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어 일반인들에 비해 과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국토부 관계자는 "법 규정과 달리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면서 "논리상 가능하나 입주자모집공고 등에서는 제한을 뒀을 가능성이 높아 잘 모르겠다"고 모호하게 답했다.세종시 건설청도 "그런 사례는 접수된 바 없다"며 "다만 재당첨제한에 관한 특례를 뒀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다면 굳이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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