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 없다' 제약사들 약가인하 소송 포기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일괄 약가인하에 반발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던 제약사들이 돌연 입장을 바꾸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10대 제약사 중 한 곳인 A사는 약가인하 취소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업계 배신자로 찍힐까 우려해 공식 발표할 순 없지만, 실익을 따진 결과 소송은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위 제약사 한 곳도 "얼마 전까지는 업계가 힘을 합해 집단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으나 지금은 '빠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위 10개 제약사 중 최소 3∼4곳은 소송을 하지 않는 방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 집단 소송은 주로 중소형 제약사와 매출 타격이 심한 일부 상위 제약사 중심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상황이 갑자기 변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복지부가 여러 경로로 제약사들을 압박한 것이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임채민 장관이 제약사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협조'를 요청하거나 개별적으로 회사를 방문한 데 대해 각 제약사들은 '무언의 압박'이라 여기고 있다. 더욱이 복지부 고위 공무원들이 각 제약사에 '소송을 걸었다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을 전한다는 소문이 퍼지며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결정적 요인은 업계 구심점인 한국제약협회의 내분이다.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중소 제약사들이 협회 회무를 장악하자 상위 제약사들이 발을 빼는 상황이 연출됐다. 제약협회는 최근 업계 30위권의 일성제약 대표 윤석근 씨를 새 이사장에 선출했다. 한 상위 제약사 임원은 "업계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은 전(前) 이사장 때 합의된 내용"이라며 "이를 따라야 할 의무감이 사라진 만큼 소송 여부는 개별 회사의 경영적 판단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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