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카 판사 임용 탈락, 西 독재 단죄 판사 '유죄'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국경을 넘나들며 인권유린을 심판하던 스페인의 판사가 '법복'을 벗게 됐다.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하던 용기는 이제 과거의 역사로 남게 됐다. 이번 재판결과를 놓고 스페인의 국론 분열마저도 우려되고 있다. 10일 FT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대법원은 발타사르 가르손 판사에 대해 만장일치로 판사 직무정지 11년의 판결을 내렸다. 그의 판사 경력이 끝난 셈이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직무정지상태지만 이번 판결로 그의 나이로 볼때 더이상 법복을 입기는 어렵게 됐다.그를 법원에서 내몬 죄명은 집권당이 관련된 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도청을 한 혐의다.스페인 대법원은 지난달 가르손 판사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소기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데 이어 유죄판결하는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검찰이 죄를 묻지 않겠다는데 법원이 나서 것도 이례적이다.스페인 대법원은 가르손 판사가 교도소 수감자와 변호사의 전화 내용을 도청하라고 지시한 것이 전체주의 정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유죄로 판결했다.가르손 판사는 과거 스페인을 철권 통치했던 프랑코 정권 시절의 학살을 수사한 것과 관련해서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지난 2008년 10월 가르손 판사는 스페인 내전(1936~1939년)과 프란시스코 프랑코 정권 때(~1975년) 살해된 11만4000명에 대한 수사 개시를 결단을 내렸다.스페인 보수 정치세력들은 가르손을 비판하며 그가 1977년 스페인이 민주화로 되면서 도입된 ‘면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역공에 나섰다. 가르손은 반인도주의 범죄에 면책을 해주는 면책법의 적용을 비판하며 맞서고 있지만 이번 판결로 볼때 상황이 녹녹지 않다.가르손 판사는 칠레를 독재 통치하며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피노체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유명세를 탔다.피노체트가 1998년 영국을 방분하자 가르손 판사는 칠레내 스페시민의 사망 책임을 물어 영국 사법당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결국 피노체트는 영국에서 17개월이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는 비록 칠레로 돌아갔지만 그의 소신있는 행동으로 전세계가 인권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FT는 근래 스페인 역사상 그의 재판이 스페인내 좌우 세력의 극심한 대결을 가져온 가장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보도했다.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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